◎경영합리화·국책은 민영화 여파/지방 중소투금사도 대상 많아… 대기업들 “군침” 증권회사와 신용금고등 금융기관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영합리화를 추진중인 대형 금융기관들이 자회사처분에 나섰고 국책은행들도 민영화를 위해 출자금융회사에 대한 매각준비에 한창이다. 영세한 지방 군소금융기관들은 이 기회에 아예 새로운 대주주영입을 기대하는 눈치들이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자 대형금융기관이나 재벌기업들도 매물인수를 위한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증권과 상업증권 상업상호신용금고가 공개입찰을 통해 팔린데 이어 올해도 새한종금 한국기업평가 한성상호신용금고 부국상호신용금고 기은전산개발등이 새 주인을 만나게 된다. 모두 정부의 공기업민영화방침에 따라 처분돼야 할 국책은행의 출자회사들이다.
국민은행도 정부보유주식매각을 통해 연내에 민영화된다. 금융계는 투자금융사의 종합금융회사 전환계획에 따라 적잖은 지방 중소투금사가 인수·합병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쏟아지는 금융기관매물에 대해 군침을 흘리는 곳도 많다. 주로 금융전업그룹을 꿈꾸는 대형 금융기관이나 금융자회사를 탐내는 재벌급 대기업들이다. 지난해 입찰에 부쳐졌던 서울신탁은행의 대한증권과 상업은행자회사인 상업증권은 가장 먼저 금융전업을 선언했던 교보와 제일은행에 각각 인수됐다.
현재 업계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은 중견상장금융회사인 새한종금. 모기업인 산업은행은 20.45%의 지분을 경쟁입찰로 매각할 계획이다. 이 역시 교보가 이미 인수의사를 공식화했고 또다른 유망금융그룹인 대신그룹도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비금융권에서는 쌍용이「새한종금인수검토」를 증시에 공시했고 삼성그룹도 수년째 추진해온 종금사인수계획을 이번엔 꼭 실현하겠다는 태세다. 국민은행 자회사로 작년 1백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부국상호신용금고나 산업은행의 한국기업평가등도 관심을 끄는「매물」들이다.
하지만 금융기관인수에 대해서는 기존의 대형 금융기관보다는 재벌급 대기업들이 더 적극적이다. 사실 은행·보험·증권계 금융그룹들은 이미 웬만한 금융자회사를 모두 두고 있지만 제조업재벌들은 부가가치도 높고 그룹자금조달창구역할도 해주는 금융기관자회사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를 희망한다. 특히 종금사는 외국환은행으로 분류돼 자회사로 인수하면 계열기업의 수출입결제나 송금, 그리고 해외채권발행등 국제금융업무의 채널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재 현대 한진 대한방직등 대기업이 종금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대우도 5%선인 한국종금지분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 사실상의 계열사인 태흥건설을 통해 한국기업리스의 지분 9.8%를 매입, 금융자회사 의지를 간접 표명한 롯데는 연고지인 부산지역에서 종금사전환을 추진중인 투금사들을 상대로 인수가능성을 타진중이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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