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원보호… 상류주민 고통도 조명노력 문득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사정을 어떤 매체를 통해 알게 되는가 의문이 떠올랐다. 국제화시대, 무한경쟁시대라고 말로는 식상할 정도로 떠드는데 정작 세계가 돌아가는 속도를 어떻게 실감하는지 궁금하다. 나는 공부를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이라 관련 외국문헌을 반드시 읽고 해외학술회의도 자주 가서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얼마만큼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지 자주 느끼지만 그러한 기회가 자주 주어지지않는 일반 사람들은 신문이나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에 크게 의존할 것이다. 그런데 잡지는 속보성에서 뒤떨어진다. 그러므로 자연히 신문에 크게 의존할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신문을 통해 국제적인 감각을 갖기에는 지면할애에 너무 인색하다. 요즘처럼 세계가 빠르게 돌아가는 때 신문을 가지고는 도저히 세계사정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국내 사정을 주로 다루는 우리나라 신문은 선진국의 지방신문 같은 느낌이 든다. 오히려 신문광고가 더 세계지향적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11일자 한국일보 4면 「세계의 조류」난에 여러나라의 신문사설, 만평, 칼럼을 요약해 게재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또 같은 날 5면에 실린 「미국 새로운 1백달러지폐 발행추진」기사는 다른 신문에는 실리지 않은 돋보이는 정보기사였다.
지난주에는 환경에 관한 기사가 여럿 있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대부분의 신문기사에 환경문제의 핵심이 빠져있는 것 같다. 서울의 식수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서울의 식수보호를 위해 닭 한마리도 제대로 잡지못할 만큼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 한강 상류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대해선 아무 언급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식수가 좋아지기를 원하는 것은 무리이다. 한국일보 12일자 28면의 수돗물 기사는 기사 성격상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다른 어느 기사보다 이 문제에 근접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더욱이 이 기사는 드물게 기자의 주관을 담지않고 사실만 그대로 전달하고 있어 객관적인 정보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한편 한국일보의 독특한 문화면은 12일자 16면 독서란「서울대 2백선」과 17면 「미국화제의 책」에서도 돋보였다.<연세대교수·경제학>연세대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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