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감격의 고국연주회 구소련의 반체제음악가이자 세계적 피아니스트겸 지휘자인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56)가 그의 아들 드미트리(24)덕분에 잃어버렸던 조국 「러시아」를 되찾게 됐다.
그는 최근 모스크바에서 클라리넷연주자인 아들 드미트리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콘체르토를 지휘했다.
러시아무대에 처음 데뷔한 아들이 자신이 지휘한 오케스트라와 협연후청중들로부터 10분간 기립박수를 받자 아들의 성공적인 연주에 눈물을 흘렸다.
아쉬케나지는 지난 62년 러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차이코프스키콩쿠르에서 피아노부문 최우수상을 받는등 명성을 날렸으나 그 이듬해 서방으로 망명했다.
이후 전세계를 순회하며 피아노솔로 연주자로 이름을 떨쳤으며 미클리블랜드오케스트라, 영국 로열필하모니오케스트라등을 거쳐 지난 89년부터 독일 도이체심포니오케스트라의 책임지휘자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국제적 명성을 얻었음에도 불구, 그의 마음속에는 항상 조국을 도망쳐 나왔다는 자책감이 있었다.
그는 서방망명후 아이슬란드여인과 결혼, 슬하에 2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드미트리는 장남이다.
아들의 러시아 데뷔연주의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음으로써 아쉬케나지는 아이슬란드국적의 아들에게 「조국」의 숨결을 직접 전해주게 됐고 고국의 음악팬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빚(?)을 갚을 수 있었다.
드미트리의 성공적인 데뷔로 아쉬케나지가는 피아니스트였던 할아버지에 이어 3대가 음악가로서 명성을 날리는 기록도 세웠다.
아쉬케나지는 『아들이 모스크바에서 새로 태어난 기분』이라며 기뻐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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