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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대화복귀」 굳혔나/서방 전직관료 등 초빙 화해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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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대화복귀」 굳혔나/서방 전직관료 등 초빙 화해공세

입력
1994.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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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주석 생일전후 잦은 유화책/빠르면 한달내 북·미회담 전망 북한이 15일 김일성의 82회 생일을 맞아 일부 서방언론인및 학자들을 평양에 초청해놓고 대화에 의한 북핵문제의 해결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북한최고인민회의의 김용순통일정책위원장은 14일 CNN NHK 워싱턴 타임스등 서방언론과의 회견에서 미국과의 대화재개 의사를 강력히 표명했다. 특히 미방송으로선 처음으로 CNN이 평양에서의 생방송을 통해 김일성이 핵문제에 중재할 사람을 찾고 있다는 사실등을 보도함으로써 북한이 대화테이블로 복귀하기로 방침을 굳힌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현재 평양에 체류중인 외부초청인사로는 언론인 10여명을 비롯해 아지즈 시드키 전이집트총리, 로드리고 카라조 전코스타리카대통령,에드워드 슈라이더 전캐나다총독등 전직 외국고위관리 15명,그리고 윌리엄 테일러 미전략국제연구소장(CSIS)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인사는 테일러박사이다. 한반도문제 전문가로 김일성과 두터운 교분을 맺고 있는 그는 미국무부내 대북 온건파들이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는 데 이론적인 지침으로 삼는 소위 「테일러플랜」의 작성자이다.

 그는 이번에 북한의 최고위층을 설득해 북한이 수년만에 처음으로 CNN과 NHK등 두 서방 TV방송사에 문호를 개방토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조만간 김일성과 단독면담을 갖고 한미 양국정부가 느끼는 북핵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에 의하면 테일러소장은 지난 8일 워싱턴을 떠나기전 한미 양국정부 관계자들과 자신의 방북일정을 협의했으며 귀국길에 청와대와 주한미대사관을 예방하고 김일성과의 면담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북한이 서방 TV와 외국인사들을 불러들이고 대서방 유화자세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게 된 배경으로는 크게 보아 두가지 상반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첫째는 김일성이 북핵문제로 조성된 한반도의 위기를 「주체적으로」요리해 가면서 체제유지에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됐으며 이를 계기로 개방의지를 전세계에 선전하겠다는 속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단호한 북핵저지 결의앞에 실질적으로 굴복했다는 해석이다.

 이같은 시나리오에 의하면 북한은 지난달 이후 미국과 가진 한차례의 비밀구두 접촉과 중국 일본등 관련국 인사로부터 미행정부의 「북핵 결사저지」방침이 얼마나 확고한지를 감지한 끝에 파국을 피하기로 결심을 굳혔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화복귀 의사천명으로 빠르면 한달 이내, 늦어도 수개월 이내에는 북·미 또는 북·국제원자력기구간의 대화재개 가능성이 한층 커지는 분위기이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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