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석방…/국제정치게임 볼모 수난도 중국의 저명한 반체제인사 위경생(44)에 있어 봄은 확실히 잔인한 계절이다. 봄의 문턱인 지난달 4일 전격 체포됐다가 이틀만에 풀려났던 그는 지난1일에 두번째로 체포되어 또다시 당국의 조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지난 79년 민간잡지 「탐색」의 편집자로서 정치민주화를 주장하다 체포된 날도 3월29일 봄이 한창인 때였다. 반혁명죄로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풀려난것이 지난해 9월이므로 그는 79년 이후 15년째 「춘래불사춘」을 실감하고 있는 셈이다.
형기만료 6개월을 남겨둔 그가 석방된것은 2000년 올림픽유치를 위해 애쓰던 중국이 서방측을 의식한 행동이었던것처럼 올봄의 위의 거듭되는 체포 역시 서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4일의 체포는 1주일 뒤인 11일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둔 예비검속의 성격이었으며 지난1일 지방방문을 마치고 천진을 거쳐 북경으로 돌아오려던 그를 재체포한 시점 역시 인권문제 거론이 주목되는 프랑스 발라뒤르총리의 중국방문을 엿새 앞둔 때였다.
중국당국은 발라뒤르총리가 중국을 떠난 뒤 예비검속되었던 다른 반체제인사들을 풀어주면서도 위는 계속 조사중이라며 귀가시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재수감 가능성마저 거론하고 있다.
그에 대한 이같은 조치는 오는 6월 최혜국(MFN)대우 갱신을 앞두고 미국이 경제이익과 인권개선중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지를 가늠해보려는 중국측의 의도적 「강수」의 성격이 짙다. 위경생은 국제정치게임의 볼모가 되고 있는 셈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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