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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산업 경제부흥 “효자” 노릇(아메리카 리포트: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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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산업 경제부흥 “효자” 노릇(아메리카 리포트:11)

입력
1994.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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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중문화공략 나섰다/작년 영화수익 81억불… 미수출산업 육성 세계 경제전쟁시대를 맞아 미국은 지난 반세기동안 구축한 「팍스 아메리카나」를 배경에 깔고 대중오락산업의 대대적인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영화 비디오등 대중오락산업은 미국의 몇 안되는 무역흑자산업으로 지난해만도 우리나라 총수출규모와 맞먹는 6조원가량을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였다. 자체 수입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사양화로 발생한 실업자들을 고용하고 의류를 비롯한 기념품산업과 관광산업등의 경기까지 부양하는 효자산업으로 등장한것이다.

 우리나라도 영화산업을 단순서비스업에서 제조업지원서비스업으로 분류해 각종 재정 금융 세제지원등으로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중이다. 그러나 우리 대중오락산업은 아직 영세한 규모이다. 뉴욕 할리우드 라스베이가스등 세계화, 첨단 테크놀러지, 정부의 지원, 대자본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대중오락산업 현장을 둘러보며 우리의 대응책을 찾아 본다.<편집자주>

 미국의 영화산업은 서비스업이라기보다 기간산업이며 주요수출산업이기도 하다.

 미국 영화의 주산지 할리우드가 자리잡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일대는 록히드사, 맥도널더글러스사, 휴즈사등 방위산업체의 본고장이기도 해 몇해전만해도 방위산업이 지역경제의 중추였다. 그러나 냉전체제가 와해되면서 방위산업은 날로 위축, 해고사태가 줄을 잇고 있으나 영화산업은 전에 없던 붐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화산업의 비중이 방위산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영화산업은 38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중요한 산업이다. LA의 경우 지난해에만 8천명이 영화분야에 새로 고용됐다. 그러나 영화산업의 경제적 효과는 고용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화산업이 발전되면 LA의 관광산업과 의류산업등 타업종도 호황을 누리게 된다』 LA시 오락산업부 담당공무원 코디 크러프씨의 말은 미국의 경제에서 영화등 대중오락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크러프씨 뿐이 아니다.『미국 상품중 수출이 수입을 절대적으로 압도하는 상품은 영화외에 항공기등 극소수일 뿐』이라는 미국 영화관계자들의 말에는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미국경제에 자신들이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담겨져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영화사들은 총수입중 49%인 81억1천만달러(약 6조원)를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였다. 해외수입비중은 86년 35%, 89년 43%에서 알수 있듯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1억6천5백만달러), 독일(1억6천2백만달러), 프랑스(1억4천1백만달러)등이 최대고객이었으며 한국(3천9백60만달러)도 9번째 수출국에 랭크됐다. 자동차등 제조업에서의 열세를 영화로 만회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영화 수입국들의 영화관 매표수입에서도 미국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영상분야에서까지 교역을 자유화한다면 세계는 미국의 저급한 대중문화의 영향에서 못 벗어날 것』이라고 미국의 입장에 극렬히 반대했던 프랑스의 경우 영화관 매표수입중 미국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81년 30.8%에서 91년에는 58.7%로 늘어났다. 미국영화의 침투에 대한 프랑스의 우려가 공연한 엄살만이 아님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탈리아도 미국영화상영수입이 81년 32.6%에서 68%로, 독일은 52.9%에서 77%로 각각 늘어났다.  반면 81년 미국에서 상영된 외국영화매표수입은 전체 영화관 수입의 1%에 지나지 않았으며 이 비율은 10년이 더 지난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미국 영화의 세계 영화산업지배는 결코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니다. 지난 91년 편당 평균 영화 제작비가 2천6백만달러였던 메이저영화사는 말할 것도 없이 비교적 규모가 작은 독립프로덕션도 한편의 영화에 평균 7백63만달러를 사용했다. 이는 영국의 평균 5백32만달러, 프랑스의 3백86만달러, 이탈리아의 2백70만달러, 독일의 1백86만달러보다 월등히 많은 액수이다. 제작비가 많이 든 영화가 반드시 우수한 영화일 수는 없겠지만 미국영화를 재미(흥행성)있는 영화로 만든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풍부한 제작비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영화를 산업으로 육성하는데는 당국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크러프씨등 LA 오락산업부 공무원들은 오직 영화산업을 뒷바라지해 영화사들이 LA에서 영화를 만들도록 하는게 임무다. 지진이 나도 영화는 찍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라고 말했다.【뉴욕=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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