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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디오게임 등급제」 움직임/일부 업계선 이미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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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디오게임 등급제」 움직임/일부 업계선 이미 시행

입력
1994.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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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선정적 프로그램 등 난립에 대응/사전에 내용심사… 판매 대상자 선정 동양무술의 달인 두명이 화면에 클로스업된다. 두 사람의 자세와 움직임에는 오락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긴장감이 배어있다. 일순간 활시위 같은 팽팽한 긴장을 가르고 처절한 사투의 막이 오른다. 손과 발로 치고 받고 찌르는, 짜릿하면서도 잔인한 온갖 살수가 동원된다. 마침내 승부가 결정되자 승자는 패자의 창자를 끄집어 낸다.

 미국의 청소년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디오게임「모털 컴배트(MOTAL KOMBAT)」의 줄거리다. 제목이 암시하는 내용이 그대로 전개된다. 미국 텔레비전의 모든 채널은 이 게임에 대한 광고로 홍수를 이룬다. 광고는 물론 많이 완화된 내용이다.

 비디오게임이 이처럼 잔혹성, 폭력, 선정성이 가득한 내용으로 치달으면서 미국에서는 영화처럼 비디오게임도 청소년 보호를 위해 등급을 매겨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폭력성과 선정성이 사회 문제가 되는 게임은「모털 컴배트」뿐만 아니다. 「알라딘」게임의 주인공은 후궁의 팬티를 입고 거리를 미친듯이 달려가고 그 뒤를 궁전의 호위병들이 아무에게나 활을 쏘며 따라간다.

 「이터널 챔피언」은 최고 무사 9명을 동원하여 격투 장면을 자유자재로 보여준다. 특히 이 게임은 액티베이터를 이용하는데 액티베이터는 게임 조작자의 동작이 화면에 그대로 재현된다.

 「나이트 트랩」은 흡혈귀가 아슬아슬한 옷차림의 미녀 5명을 사냥감으로 즐기는 게임인데 흡혈귀는 드릴로 희생자의 목에 구멍을 뚫고 시체는 푸줏간에서 고기를 걸때 사용하는 쇠갈고리에 걸어둔다.

 비디오게임에도 영화처럼 등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은 지난 연말부터 가열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조셉 리버만, 허브 콜 두 상원의원이 지난 연말 비디오업계가 94년말까지 자율시스템을 강구하지 않으면 의회가 비디오게임 등급 시스템을 법제화해야한다는 안을 제출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세가는 이미 자체적인 3가지 등급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즉 MA―17(17세미만은 부적합)  MA―13(13세미만 부적합)  GA(나이 제한 없음) 등의 3등급이 비디오업계의 자체 등급 설정 과정에 참고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비디오등급 설정에 나선 배경에는 게임기 보급대수가 4천3백만대에 게임소프트웨어 시장이 지난해만 해도 60억달러에 달하는등 청소년의 일상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뉴욕=이기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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