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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승리” 활기 되찾아/서원장 사퇴·경찰 철수 조계사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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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승리” 활기 되찾아/서원장 사퇴·경찰 철수 조계사 표정

입력
1994.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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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불교도대회」 6천여명 참석 환호·갈채/“이미 승적 박탈상태” 사퇴엔 냉담한 반응 서의현총무원장이 사퇴를 공식발표하고 경찰이 조계사에서 철수하자 개혁회의측은 축제분위기속에서 범불교도대회를 갖는등 하루종일 활기찬 표정이었으나 앞으로의 과제와 역할등에 대한 부담으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6천여명의 승려와 신도가 참석한 「범불교도대회」는 그동안의 투쟁과정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조계사 경내에 발디딜틈 없이 들어선 참석자들은 시종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내는등 대회장은 시종 열띤 분위기였다.

 행사장 곳곳에는 「개혁불교의 새장이 열렸다」 「벼랑끝 불교를 우리 손으로」란 플래카드 20여장과 종단개혁을 지지하는 각종 성명서등이 나붙어 대학가 축제를 방불케 했다.

 대회에 모여든 신도들은 만나는 승려들에게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고 인사했고, 승려들은 『우리 모두의 승리입니다』고 답하며 종단개혁 출발을 서로 축하했다.

 대회가 성황을 이루자 조계사 입구에 마련된 부상 승려치료비 모금함이 한 시간이 채 못돼 채워져 냉담하던 전날과 완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이날 상오 일찍 서원장이 서암전종정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승려들은 예상외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승려들은 『서씨는 지난 10일 승려대회를 통해 승적이 박탈된 사람』이라며 『사퇴서를 제출할 자격마저도 없다』고 비난했다. 개혁회의 한 관계자는 『사퇴서는 원로회의나 중앙종회 또는 개혁회의에 냈어야 한다』며 『뒤늦게 이미 불신임된 서암전종정에게 총무원장 이름의 사퇴서를 제출한것은 아직도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개혁회의측은 아수라장이 된 총무원청사에 당분간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현장을 보존하기로 했다.

 개혁회의측은 『승적서류 및 원로회의와 종회기록등 종단의 주요 문서가 모두 훼손돼 복원이 거의 불가능하게 됐다』며 『주위가 정리되면 변호사와 경찰입회하에 현장을 조사하고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재가불자연합 공동대표로 개혁회의측을 측면지원한 전감사원 감사관 이문옥씨는 조계사를 찾아와『이번 사태로 조계종이 국민들에게 심려를 많이 끼쳤지만 개혁회의측 인사들이 욕심이 없는 스님들이어서 오히려 불교중흥의 계기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낙관했다.

 ○…서원장은 이날 새벽5시께 총무국장 기연스님과 함께 예불이 진행중인 대각사에 들러 전격적으로 사퇴의사를 밝힌뒤 대구 모사찰로 내려갔다.

 ○…총무원과의 유착과 편파시비로 곤혹을 치렀던 경찰수뇌부는 서원장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무척 다행스럽다는 표정이었다.

 경찰 고위층은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라며 『그동안 수뇌부 모두 여론의 비판과 돌발사태 우려등으로 잠을 제대로 못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막판에 터져나온 종로서 회식사건이 사그라드는 경찰 편파시비를 행여 가중시키지나 않을까 걱정했다.

 ○…개혁회의측은 대회가 끝난뒤 총무원청사 현관 중앙기둥에 가로 25㎝ 세로 1백70㎝ 크기의 「대한불교조계종개혁회의」란 간판을 내걸었다.

 개혁회의측은 『종도들의 종단개혁 참여를 호소하고 개혁을 더욱 힘있게 추진하자는 뜻으로 간판을 달기로 했다』며 『이 간판이 종도들에게 개혁의 현실감과 의지를 고취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삼우·김동국기자】

◇조계종사태 일지

▲3월 16일=총무원장선출위한 임시종회 소집공고

▲23일=「범승가종단개혁추진회」(범종추)결성 

▲26일=범종추승려4백명 서총무원장3임반대 농성

▲29일=폭력배 조계사난입. 경찰 투입 범종추측 4백명 연행

▲30일=중앙종회 강행. 서원장 3선연임 가결

▲4월 1일=총무원, 폭력배 숙박비 지불. 경찰, 수사착수

▲2일=김영삼대통령, 엄정수사 지시

▲3일=총무원측 폭력배동원 확인. 도오승려 구속

▲4일=원로회의,양측입장 청취.보일스님등 5명 출금

 ▲5일=원로회의, 서원장 즉각 사퇴촉구 결의

▲7일=총무원, 수용불가 표명

▲9일=총무원, 원로중진연석회의 열어 서원장퇴진 수용불가재확인

▲10일=범종추, 전국승려대회서 서암종정불신임 서원장해임안 결의.개혁회의 발족.총무원,승려대회무효 주장.경찰 조계사 2차투입

▲12일=경찰, 폭력혐의로 총무원측 2명 개혁회의측4명 구속.경찰철수

▲13일=서원장 사퇴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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