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체 골든칩 내달부터 공급/「사람의 아들」 등 매달 1백권씩/단행본 1권 전송료 2천원선 PC통신을 통해 화제의 소설을 읽을 수 있게 됐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골든칩(대표 박찬준)은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는 소설 단행본을 스크린북으로 제작해 5월1일부터 PC통신 포스 서브(POS SERVE)를 통해 공급한다.
포스 서브 가입자들은 복일씨의 「비명을 찾아서」 이문렬씨의 「사람의 아들」과 「젊은 날의 초상」 김성종씨의 「피아노 살인」 이상우씨의 「마지막 숙녀」 이재운씨의 「토정비결」등 1백권의 소설책을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읽을 수 있게 됐다.
골든칩측은 앞으로 한달에 1백권씩 4천권 정도의 책을 통신망에 올려놓을 예정이며 데이콤등 다른 통신망과도 연계하겠다고 말하는 만큼 웬만한 소설책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문학평론가이자 문학과지성사 사장인 김병익씨는 『책문화, 독서의 행태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스크린북에 관심을 보였다.
스크린북이란 정보통신의 발달로 생긴 새로운 형태의 책으로 단행본 책을 데이터로 만들어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책의 일부분을 자료로 공급하는 것과 달리 책 한 권을 통째로 제공하기 때문에 단행본을 읽는 것과 다를 바 없다. CD 롬 북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책을 읽는다는 점에서는 스크린북과 같지만 정보통신망을 사용하지 않고 CD 롬 디스크를 읽어내는 책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포스 서브 가입자들은 메뉴에서 「스크린 북 서점」을 선택해 원하는 소설을 파일로 받아볼 수 있다. 단행본 1권이 1파일이 되는데 파일당 가격은 책 가격의 40%선인 2천원 정도이다.
파일을 받아 실행시키면 모니터에서는 실제 책과 같은 모양의 화면이 뜬다. 책을 펼쳤을 때처럼 양쪽 면에 페이지 수까지 표시된 화면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특정한 페이지, 또는 목차별로 선택해 볼 수도 있다.
서구에서 일반화된 스크린북이 제자리를 찾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저작권 문제이다. 스크린북을 만든 골든칩은 이미 나온 책을 재수록하는 것인 만큼 출판사와 저작권을 계약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크린북이 공급되면 종이책과 경쟁관계에 있게 돼 이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작가들 중 일부는 스크린북과 종이책은 별개의 저작물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원작을 가지고 영화나 연극으로 만들듯 스크린북도 완전히 다른 매체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스크린북을 만든 쪽과 작가가 직접 계약을 해야 하고 출판사는 계약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익을 나눌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골든칩은 일단 출판사에 이익의 50%를 지급하면 출판사가 작가와 다시 계약을 맺어 출판사에 지급된 이익의 일부를 주는 것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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