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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상태 북핵 해법 조율/갈루치 한·중·일 순방 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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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상태 북핵 해법 조율/갈루치 한·중·일 순방 왜 하나

입력
1994.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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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특사교환·팀훈련 문제 등 타진/북핵책임자 임명후 첫나들이 “주목” 로버트 갈루치 미북핵전담특사가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핵사찰문제에 대한 주변국간 의견조율작업을 위해 한·중·일등 동북아 순방길에 나섰다.

 갈루치특사는 12일부터 2박3일간 중국을 방문한뒤 17일 방한하는 윌리엄 페리미국방장관 일행과 서울에서 합류하게 된다. 그는 이어 페리장관과 함께 20일부터 일본을 방문한다.

 갈루치특사의 동북아 순방은 북한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난 3월 사찰결과에 대한 발표시기가 임박해오고 있는 가운데 미행정부가 대북대화든, 제재든 무언가를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여론과 의회의 압력을 점차 강하게 받고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무부관계자들에 의하면 갈루치는 서울방문 기간중 북미 3단계회담 개최와 맞물린 남북간 특사교환 시기문제와 팀스피리트 한미합동훈련의 재개여부등에 관한 한국정부의 공식입장을 타진하게 된다. 그는 중국과 일본의 지도자들과도 북한의 핵개발 저지를 위한 협력체제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갈루치의 이 지역순방이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반면 보스니아 사태로 다소 유동적이 된 페리장관의 한국 일본 방문은 북핵문제를 둘러싼 군사적 대응방안을 세우는 데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방부 소식통들은 페리장관이 방한길에 하와이의 태평양사령부에 들러 북핵문제의 장기화에 대비한 군사적 위기관리방안을 현지 군지도자들과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빌 클린턴미대통령은 페리장관과 갈루치특사의 동북아순방 결과를 토대로 기존의 북핵정책을 재조정해나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클린턴미대통령이 북핵문제에 관한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하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갈루치의 방한은 그가 이전에 국무차관보로서 내한하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갈루치는 클린턴행정부내에서 북핵문제에 관한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전문가이다. 따라서 그에대한 클린턴의 신임도 여간 두터운게 아니다.

 지나치게 외교를 등한시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클린턴은 이달초 북핵문제를 전담할 「고위정책운영단」을 출범시키면서 대사급인 단장에 핵기술 및 통제전문가인 갈루치를 지명함으로써 북핵문제를 기술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정책운영단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무·국방등 안보관련부처의 차관급대표로 구성되며 국무·국방장관, CIA국장, 대통령안보보좌관등이 참석하는 국가안보회의(NSC)의 최고위 관계자회의에 직보하게 돼 있다.

 지난 92년 7월부터 정치군사담당 국무차관보로 재직해온 갈루치는 현직에 임명되기 직전 국무차관실에서 구소련에서의 핵확산금지 문제를 담당해왔으며 그 이전에는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군축감시위 부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핵전문가이다.

 갈루치는 그동안 두차례 진행된 북한과의 고위급회담에서 미국측 수석대표로 참석해 핵문제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정연한 논리로 북측을 설득해 지난 3월의 북핵사찰 재개를 이끌어 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갈루치의 이번 동북아방문은 그가 「고위정책운영단」책임자로 임명된 후 사실상 가시적인 첫움직임이라는데서 그의 역할에 상당한 관심과 무게가 실려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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