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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불화가 이성자 「목판화 30년」 결산/파리근교서 전시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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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불화가 이성자 「목판화 30년」 결산/파리근교서 전시회 열어

입력
1994.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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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결에 숨쉬는 동양 정서” 목판화 작업으로 파리에서 명성을 쌓아온 여류서양화가 이성자씨(76)가 30년 판화예술을 정리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3월11일부터 파리근교 느와시 르 그랑의 미셸시몽 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씨의 목판화전은 독특한 기법에 자유분방한 이미지가 어울린 환상적 분위기의 전시회이다. 파리화단의 관심과 호응도 크다.

 숨쉬는 듯한 고운 나뭇결에 새긴 동양적 문양, 그리고 여백의 미와 시가 담긴 판화이다. 

 한지에 찍은 판화는 긴 나뭇가지에 깃발처럼 매달려 전시관을 덮고있다. 만장의 행렬같다. 판화마다 작가 미셸뷔토가 시 한편씩을 직접 써넣어 시와 그림이 함께 있는 풍경이다.

 그는 『나의 행복은 나무가 노래를 부르게하고 자유의 나눔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미술공부를 하고 51년부터 파리에 정착한 그는 회화와 판화, 모자이크, 세라믹등을 거쳐 목판화에 정진했다. 그에게는 어릴적 어머니를 따라가 보았던 산사의 승려들이 조각해 팔던 나무꽃, 불상등의 기억이 오랫동안 따라 다녔다.

 그는 판화로 자유와 대지, 자연, 여성등을 형상화해왔다. 최근에는 우주를 그리는데 『완전한 우주란 나만의 세상』이라고 말했다.

 전시회와 함께 판화집도 발간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남불 지중해 해안에 아틀리에를 세워 거처를 옮겼다. 아틀리에를 판화처럼 꾸미는 일이 남은 최대작업이라고 말했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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