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화이트·레드/3색영화 완성 “화제”/프랑스혁명 이념 자유·평등·박애 상징 연작/제1탄 「블루」 23일 국내 개봉 유럽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크쥐쉬토프 키에슬로프스키가 5년여에 걸쳐 「블루」 「화이트」 「레드」의 3색 연작영화를 완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폴란드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키에슬프스키는 영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과 10부작 비디오영화 「십계」로 국내에 소개된 감독이다.
청·백·적의 3색영화는 89년 프랑스혁명 2백주년을 맞아 기획한 연작영화로 프랑스 혁명이념인 자유·평등·박애를 상징하는 프랑스 국기의 삼색을 주제로 하고 있다.
「블루」는 남편의 죽음으로 사랑을 잃은 대신 자유를 자각한 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하며 「화이트」는 이혼한 부부의 재결합을 통해 평등의 문제를 제기한다. 또 「레드」는 심성이 여린 한 여성과 가슴속에 악마를 지닌 두 남자의 만남과 사랑을 그림으로써 나눔의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첫 작품인「블루」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작품상인 황금사자상과 여우주연상 최우수촬영상을 석권했으며 「화이트」는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했다. 완결작 「레드」는 내달 열리는 칸영화제에 초청받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3색 연작에는 유럽의 인기여배우인 줄리엣 비노시(블루) 줄리 델피(화이트) 이렌느 야곱(레드)이 주연을 맡아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3색영화중 1탄으로 오는 23일 국내에서 개봉될 「블루」는 불의의 자동차사고로 삶의 전부였던 작곡가 남편과 딸을 잃은 한 여성이 주인공이다. 남편이 죽은 후 어느날 TV를 통해 남편에게 숨겨놓은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지난 삶과 사랑이 허구였음을 깨닫는다는 얘기다. 사랑과 자유의 상관관계를 통해 이 시대에 팽배한 불안과 위기의식을 파헤친 작품이다.
키에슬로프스키의 영화들은 줄거리가 단순한것이 특색이다. 그러나 그의 영화에는 사물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이미지들이 가득해 관객에 따라 다각적인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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