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경력 등 엄격한 기준필요 우리나라의 간이식 수술성적이 외국에 비해 크게 떨어져 시술병원의 자격에 대한 보다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간이식 수술건수는 총20건. 88년3월 서울대병원 김수태박사가 윌슨씨병을 앓고 있는 이선화양(당시 13세)에게 국내 처음으로 간이식을 시도한 이후 현재까지 서울중앙병원·서울백병원·고려대 구로병원·강남성모병원등 모두 5개병원에서 시도됐다.
현재 생존자는 10명이며 수술후 1년이상 생존율은 50%를 밑도는것으로 나타나 외국 간이식 전문병원의 1년 이상 생존율 80∼90%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더구나 대부분의 사망자가 이식수술후 1∼2주내 사망한것으로 드러나 시술병원이 충분한 준비와 엄격한 기준으로 수술을 시도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열흘사이 두 차례의 간이식을 시도한 A병원의 경우 이제까지 단 한번의 동물실험도 없이 이식전문의사의 외국연수경험만을 내세워 전체 의료진의 팀웍도 점검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간이식을 시도한것으로 밝혀졌다. J병원 S박사는 『간이식의 성공 여부는 6개월정도 후에 가려져야 한다. 다른 수술과 달리 혈관이 막히는등 수술 자체의 합병증이 뒤늦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병원과 의사들은 공명심만 앞세워 환자가 수술장에서 의식을 회복하기 무섭게 이식성공을 발표하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간이식을 받는 환자의 약 반수는 말기 간암환자이며 이들이 간이식후 사망자의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말기 간암환자가 간이식 수술후 사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암의 재발이다. 장기이식 때 환자 체내에서 일어나는 면역거부반응을 억제키 위해 필수적으로 투여하는 면역억제제가 암을 유발시킨다는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P병원의 B박사는 『현재 간이식이 활발한 미국에선 5이상 크기의 종양을 가진 간암환자는 이식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장기이식병원의 자격관리는 너무나 허술하다. 의사의 면허번호 정도만을 기재하도록 돼있을 뿐 경력이나 외국연수등 의사개인의 자격에 대해선 아무런 제한내용이 없다. 반면 미국에선 1백케이스 이상 간이식을 실시한 병원이라도 수술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이식수술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최고의 간이식센터로 알려진 피츠버그병원의 경우 최근 팀의 핵심멤버이자 10년이상 간이식수술에 종사해온 의사를 실수율이 높다는 이유로 수술팀에서 제외하기도 했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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