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수도권지역민방인 SBS가 다른 지역민방들을 지배하게 됐다』지난 9일 정부가 발표한 지역민방 신설계획에 대한 방송계의 시각이다. 정부는 지역민방의 자체제작프로그램의무편성을 15%이상으로 규정했지만 현재의 제작여건상 그 이상을 제작하지는 못할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85%까지 외부제작물로 충당할수 있는 4개지역민방은 사실상 SBS TV로부터 프로를 공급받지 않고는 방송이 불가능하게 됐다. CATV제작사로부터 공급받을수 있다고 규정했지만 유선방송업자들의 반발과 재정형편상 이는 허울에 불과하다는게 방송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MBC와 KBS 역시 자사 지방네트워크가 있으니 지역민방에 프로를 대줄 수가 없다.자연 유일한 젖줄은 SBS가 된다.
SBS가 동시방송을 전제로 프로그램을 공급할 경우 지방화시대와 정보욕구의 충족이라는 지역민방설립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전국이 거의 같은 프로를 방송하게 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방송가에서는 SBS가 개국할때부터 『언젠가는 SBS가 어떤 형태로든 전국방송을 하게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었고 지난해 지역민방계획이 발표되자 곧바로「프로그램공급에 의한 SBS의 전국네트워크화」란 결론을 내렸다.
더구나 지역민방에 대한 연구를 맡은 한국방송개발원의 윤혁기원장이 연구를 끝낸 직후인 지난달 중순 SBS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SBS프로덕션의 자본금을 50억원에서 1백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프로공급에 의한 전국방송화는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졌다.
그전까지 코미디프로에서까지 떠들던 전국방송화주장을 SBS가 최근 갑자기 중단한 것도 우연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지역민방이 어떤식으로 운영되는지 예측하고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의도적이든 우연이든 정부의 이번 지역민방 신설계획으로 SBS가 특혜를 받게 된 셈이다. 이같은 특혜시비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지역민방들이 공동출자하는 대규모 제작사 설립을 유도해야한다.여기엔 SBS도 당연히 참가해야 한다.
SBS는 엄연히 지역민방이다.그러나 겉은 지역특성을 살려야하는 지역민방이면서 내용은 지방네트워크를 갖춘 전국방송으로 변모하게 됐다. 바람직한 모습은 결코아닐것이다.【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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