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클린턴과 통화 반대 밝혀【사라예보·워싱턴 외신=종합】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전투기들이 10일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에 대해 처음으로 공습한 데 이어 11일 2차 공습을 가했다.
유엔의 군사소식통들은 나토군 소속 미군 FA18전투기 2대가 이날 하오 2시15분(한국시간 11일 하오 9시15분)부터 20∼25분간 보스니아내 고라제시 근처에서 시내로 진격중인 세르비아군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미국방부의 한 관리는 『공습은 탱크 2대와 장갑차들에 명중했다』고 전했다. 전투기들은 이탈리아 북부 아비아노에 주둔중인 미해병대 기지에서 발진한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2차공습은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유엔의 1차 공습에도 불구하고 대포와 탱크, 중화기로 고라제시에 고립돼 있는 회교계에 대한 공격을 계속한 데 따른 것이다.
클린턴미대통령은 공습 직후 윌리엄 페리국방장관등 고위 안보담당보좌관들과 회의를 갖기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2차 공습은 『지극히 적절한』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2차례에 걸친 공습은 유엔의 요청에 따라 유엔규정에 의거해 이루어진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스페인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한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기내에서 수행기자들에게 클린턴대통령과 통화, 보스니아사태를 논의했으며 나토의 공습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나토군이 지상 목표물을 공습하기는 기구 창설이후 44년만에 처음이다.
◎나토 공습 배경·전망/보스니아사태 해결의지 재과시/확전보다 평화협상유인 주목적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10일 고라제시로 진격하는 세르비아군을 공습함으로써 2년째 내전을 치르고 있는 보스니아사태가 화전(화전)의 갈림길에 섰다. 나토는 지난9일 보스니아 유엔평화유지군의 무력사용요청을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허용한 직후 이탈리아의 아비아노공군기지에서 2대의 미F16전투기를 출격시켜 세르비아계의 탱크부대와 박격포진지등을 폭격했다. 이로써 나토는 보스니아내전발발 2년만에 처음으로 지상군에 대한 공습을 감행, 보스니아사태의 해결의지를 세계에 과시했다.
나토의 이날 공습은 나토가 보스니아사태를 확전으로 몰고 가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습직후 유엔과 미국 및 독일등 나토국가들이 밝혔듯이 오히려 그와는 반대로 세르비아를 평화회담테이블로 유도하는데 있다. 지금까지 보스니아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주도해왔던 미국등 서방국가들로서는 고라제시의 함락으로 평화협상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이자 우선 급한 불을 끄고 보자는 전략에서 이같은 공습을 감행했다고 볼수 있다.
보스니아사태해결의 전면에 나선 미국은 지난달 13일 빈주재 미대사관에서 내전의 세 당사자중 회교계와 크로아티아계의 연방결성합의를 도출해냈다. 이에 따라 3월30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연방 제헌의회가 회교계와 크로아티아계의 연방결성 새 헌법안을 승인, 전쟁종식의 주요 돌파구를 열었다. 그러나 전쟁의 최대당사자인 세르비아계는 협상전략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고라제시에 대한 공습을 강화, 서방의 애를 태우고 있다.
세르비아계의 고라제시 함락기도는 평화협상에 앞서 최대의 이익을 선점해놓자는데 있는것으로 보인다. 이미 보스니아영토의 70%를 점령하고 있는 세르비아계는 미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한 국제적인 압력이 강화되자 점령영토의 20%를 양보할 의사를 내비치는등 평화회담에 참여하는 쪽으로 기울어왔다.
그러나 세르비아계로서는 고라제시의 전략적인 중요성을 감안할때 본격적인 평화협상이 시작되기전에 이 도시를 접수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것같다. 인구6만5천의 고라제시는 세르비아계가 장악하고 있는 보스니아 동부와 남서부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그들이 점령할 필요성을 느끼는 마지막 도시라고 할수 있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이번 공습이 서방이 바라는대로 평화협상의 진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세르비아계가 다시 고라제시에 대한 공세를 취할 경우 서방의 선택은 쉽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미국등은 필요하다면 재공습을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나 이 경우도 제한적인 군사개입에 그칠 공산이 크다. 보스니아의 산악지형으로 볼 때 공습의 효과가 회의적인데다 자칫 전면적인 군사개입으로 원하지 않는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서방국가들은 또 이번 공습이 세르비아계를 자극, 보스니아내 유엔평화유지군이 보복을 받게 되지 않을까 매우 우려하고 있다. 서방분석가들은 『유엔평화유지군이 보복공격을 받게 될 경우 엄청난 대가를 치를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등은 지난2월 나토의 F16기가 세르비아의 전투기4대를 격추시켰을 때처럼 세르비아가 분별없이 유엔평화유지군에게 보복공격을 하는 일은 없을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이냐, 협상이냐』는 결국 세르비아계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볼수 있다.【김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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