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어두운 길 비추는 한줄기 등불/장익진(나의 지면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어두운 길 비추는 한줄기 등불/장익진(나의 지면평)

입력
1994.04.11 00:00
0 0

◎북핵등 폭주하는 뉴스,조리있는 설명 절실/현장감 넘치는 「기자의 눈」 독자길잡이 역할 갈래갈래 찢겨진 사진조각들. 요즈음 신문을 보는 독자들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통 가닥을 잡을 수 없다. 특히 북한 핵문제에 관해선 더욱 더 그렇다.대화와 제재, 팀스피리트훈련 재개와 중지, 그리고 특사교환관철과 철회용의 등등 배치되는 논조의 기사가 같은 날짜 신문에 공존하고 있으니 독자들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게다가 마라톤 경주코스의 총길이를 두고 신문사끼리 한쪽은 「규정보다 짧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이상이 없다」고 날카롭게 대립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신문이 이래서는 안된다.

 폭주하는 뉴스들을 다루다보면 때로 시각과 관점이 엇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무분별하고 조리없이 모든 것을 기사화할 경우 피해는 독자들이 보게된다. 따라서 책임있는 신문이라면 뉴스의 홍수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독자들에게 어둠속의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기자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일보 2면에 실리는 「기자의 눈」은 독자들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영삼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북경공항에서 중국외교부부부장의 영접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고 「만약 미국대통령이나 일본수상이 방문했다면 그렇게 했을까」라고 이상하게 느낀 독자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몇년전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기차편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강택민주석과 이붕총리를 위시한 당정간부들이 모두 나와 도열하다시피 영접했다는 외신보도와 비교할 때 납득이 가지 않는 영접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의문은 3월30일자에 실린 「이해하기 힘든 중국의전」이란 기자의 눈을 읽은뒤 풀렸다. 국가원수라도 지방을 경유해 북경에 도착했을 경우에는 외교부부부장이 영접을 맡는 중국의 괴이한 의전방식을 시의적절하게 지적한 이 기사는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4월6일자에 실린 기자의 눈 「춤추는 외교안보」도 남북한 특사교환을 둘러싸고 빚어진 우리측 내부혼선의 깊숙한 내막을 파헤친 돋보이는 기사였다. 

  사건을 계속 추적했던 기자의 예리한 눈을 통해 독자들은 이 문제에 관해 갖고 있던 의문을 풀고 사건의 줄거리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기자의 전문성이 돋보이는 기자의 눈은 과감하게 1면에 게재해 독자들의 시선을 끌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개인적인 취재경험을 수필식으로 적는 기자의 눈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감상보다는 기자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참신한 문제제기와 정직한 비판을 가하는 것이 독자들에게는 더 큰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부산대교수·신문방송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