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 “어두운도시 묘사 제격” 반발/「다이하드3」 등 다른도시로 변경불가피 뉴욕의 지하철당국은 최근 앞으로는 지하철안에서 폭력이 난무하는 내용의 영화에 대해서는 촬영을 허가치 않을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를 하게된 까닭은 뉴욕지하철의 이미지문제 때문이다.
지하철당국의 대변인 자레드 르보는 『뉴욕지하철이 더 이상 폭력이 횡행하는 괴물로 묘사되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화인들은『그렇다면 지하철안에서 러브스토리를 찍으란 말이냐』며 『뉴욕지하철당국의 조치는 엄연한 검열행위』라고 반박했다.
뉴욕지하철은 그동안 여러 폭력 및 범죄영화의 무대로 등장하곤했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프렌치 커넥션」(74년). 이밖에도 지난해 나왔던 갱영화 「칼리토」와「블루스틸」(90년) 「나이트 호크」(81년) 및 「펠헴 123의 탈취」(74년)등도 모두 뉴욕지하철을 무대로 총격과 살인이 자행되는 영화들이다.
뉴욕지하철당국은 이번에 특히 지난2∼3년간의 강력한 방범활동 덕분에 범죄발생이 줄어들면서 아울러 승객증가현상이 뚜렷해지자 지하철의 이미지재고의 한 수단으로 폭력영화촬영사절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르보 대변인은 『우리는 더 이상 지하철 안에서 총알이 날아다니거나 피묻은 시체가 사방에 널려 있는 영화를 원치않는다』고 폭력영화 반대의사를 강력히 표명했다.
그러나 많은 영화인들은 지하철당국의 이런 조치가 현실감각이 무딘 단견에서 나온것이라며 비웃고 있다. 영화인들은 『뉴욕지하철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나 브루클린브리지처럼 뉴욕을 대변하는 하나의 상징물』이라면서 『특히 지하철과 터널은 뉴욕이라는 도시의 어둡고 불길한 삶의 하복부를 묘사하는데 있어 필연적인 존재』라고 강조하고 있다. 영화인들은 또 영화계가 지난 92년 뉴욕시에 쏟아놓은 돈이 자그마치 13억달러에 이른것을 지적하고 지하철당국이 폭력영화라고 무조건 촬영을 불허할 경우 시재정에도 막대한 손실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뉴욕지하철당국은 이미 지하철시스템안에 침투한 범죄세계를 다룬 영화의 촬영신청을 거부하는등 영화인들의 반발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있다. 지하철당국이 이렇게 뻣뻣하게 나오자 지하철역 폭파장면이 있는 브루스 윌리스주연의 「다이하드3」의 제작사인 시너지는 영화의 무대를 뉴욕에서 피츠버그로 옮길것을 고려, 현재 피츠버그영화담당자와 접촉중이다.이밖에도 컬럼비아사의 제작비 4천5백만달러짜리 액션스릴러 「모니트레인」도 장소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본사편집국장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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