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고 등 특수목적고 특혜시비 확산/교육부 갈팡질팡 행정도 문제 고교 내신성적 산출방법과 관리에 대한 전면재검토가 시급하다. 예술고등 특수목적고교 학생의 내신비교평가제 시행시기가 자꾸 바뀌고,일부고교에서 공공연하게 내신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제도개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이같은 여론은 예술고 과학고 외국어고등 특수목적고에 적용되고 있는 내신성적 비교평가제 자체가 특혜라는 지적과 함께 평준화·비평준화지역 학생간 내신격차문제에 대한 비판과 겹쳐 교육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9일 교육부발표에 의하면 전국55개고교에 대한 특감에서 성적관리부실사례가 모두 5천2백80건 적발됐다. 이중 내신성적에 직접 영향을 준 경우만도 1백5건이나 됐다. 내신성적 관리부실에는 파면된 1명을 포함해 54명의 교사가 관련됐다.
지난 8일 도입3년유예가 결정된 예술고내신 비교평가제 파문은 한마디로 교육부의 무책임·졸속행정을 드러냈다. 교육부가 당초 특정 예고 학부모의 집요한 민원에 앞뒤 가리지 않고 예고기간도 없이 내년입시부터 도입을 결정하자 이해가 상반되는 학교 학부모들의 반대시위와 농성이 격화됐고, 급기야는 「집단이해 대립」을 이유로 유예방침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대입기본계획을 뒤엎은 이같은 조치는 대입제도를 여론향배에 따라 치밀한 검토없이 손바닥 뒤집듯해 온 원칙없는 교육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내신성적 비교평가제란 특수목적고 학생들의 내신등급을 교내에서 상대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해당지역의 수능시험성적이 중간수준인 일반고 학생의 내신등급별 수능평균점수에 맞춰 수능성적에 따라 부여하는 제도이다. 과학고는 일반고교 자연계, 외국어고는 인문사회계가 비교대상이다. 과학고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이 이 제도에 따라 내신 1·2등급을 받아왔다.
교육부는 예술고는 비교집단이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엉뚱하게 일반고 인문사회계와 학교별로 희망에 따라 비교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한 것이다.
「특수목적고간 형평」을 내세우며 비교평가제 도입을 요구해온 서울예고 학부모들에 대해 기타 14개예술고는 물론, 일반고 예체능계 지원자 학부모들은 『비교평가제는 예술고 특성을 무시하고 고교교육 정상화에 어긋나는 제도』라며 반대했다. 내신성적이 40%이상을 차지하는 대입제도하에서 비교평가여부에 따라 이익과 불이익, 합격과 낙방이 교차하기 때문에 양측의 주장은 한치 양보없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서울예고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유예결정후에도 청주외국어고가 올 입시에서 특수목적고 지정과 상관없이 비교평가를 실시했다고 주장,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이천수교육부차관은『청주외국어고의 비교평가제 적용은 무리가 있었다』고 잘못을 시인하고『현재 내신성적 반영방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연내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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