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합당후 김대통령 곁 떠난 김광일전의원/고충처리위원장 기용… 결별후복귀배경 관심 『행정부내의 재야가 되겠다』는 기치를 내건 국민고충처리위원회(위원장 김광일변호사)가 9일 국무총리직속기구로 발족했다. 고충처리위는 행정처분으로 인한 불이익, 불만등 국민의 고충을 상담하고 30일내에 처리해주는 일종의 「신문고」이다. 지금까지 정부민원을 처리하던 정부합동민원실소속 공무원 1백여명은 앞으로 이 위원회의 지휘를 받게된다.
사실 국민이 행정기관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했을때 하소연할 수 있는 길은 이제까지도 여러가지가 있어왔다. 그럼에도 또다시 고충처리위라는 민간인중심의 기구를 만든 것은 기존의 민원담당 기구들이 국민의 입장에 서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정부의 자기반성에서 비롯됐다.
기존의 각종 민원실은 담당공무원이 골치아픈 민원을 타부처로 떠넘기거나 적당히 처리하는등 행정편의주의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고충처리위의 발족을 놓고 정부는 이미 국민의 행정불만이 다 해소된듯 야단이지만 얼마만큼 기대에 부응할지는 알수 없다.
고충처리위는 옴부즈만제도의 도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정작 정치권의 눈길은 3당합당이후 김영삼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결별했던 김광일전의원의 위원장기용 배경에 더 쏠려있다.
김위원장은 재야변호사로 13대 총선때 당시 김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통일민주당 후보로 부산중구에 출마, 당선됐다. 그는 여소야대의 상황이던 6공초 5공청문회를 통해 부각되면서 한때 YS진영의 핵심참모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뒤 3당통합을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판하며 이기택대표와 함께 민주당에 잔류, YS진영과 결별했다. 이대표의 민주당이 김대중총재의 신민주연합당과 합쳐질때 따로 떨어져나와 무소속으로 있다가 92년1월 국민당의 창당멤버로 정주영씨의 곁으로 다가갔다. 14대 총선에서 부산중구에 출마했다 낙선했고 대선직전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며 국민당을 탈당했다.
김위원장의 기용은 이회창총리의 추천이란 형식을 빌리긴 했으나 대선직전의 국민당 탈당과 정주영씨 비판, YS의 경남고후배등 배경이 작용돼 김대통령이 직접 골랐다는 후문이다. 이로써 그는 3당합당이후 YS진영을 떠났다가 되돌아온 최초의 정치인이 된셈이다. 9일 위촉장을 받는 자리에서도 김대통령은 『속을 많이 썩여드려 죄송하다』는 김위원장의 말에 웃으며 『다 지나간 일 아니냐』고 응대했다는 것이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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