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관계 영향없다” 불구 새 상대와 손발맞추기 부담감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일본총리가 전격사임 한데 대해 정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향후 한일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호소카와총리의 사임발표가 있은 직후 외무부 당국자가 『앞으로의 한일관계는 호소카와총리가 이루어 놓은 「진전」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것은 이러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
정부가 호소카와총리의 사임과 관련, 다소 불안해 하고 있는 이유는 자민당 정권대신 연립정권를 출범시킨 호소카와 총리가 대화상대로서 「적절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기때문이다.
정부는 특히 문민정부 출범이후 개혁의 「뉴리더」로서 한일 양국정상의 동질성을 강조할 만큼 새로운 한일관계의 설정에 적극성을 보여왔다. 한일 과거사문제와 관련, 지난해 경주 정상회담때 호소카와총리가 「진사」라는 표현으로 보여줬던 솔직성은 이러한 신동반자관계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또 북한핵문제와 관련, 한일 공조체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호소카와총리가 최근의 도쿄정상회담에서 표시한 전향적인 입장은 친북성향을 보여왔던 사회당이 참여한 일연립정권에 대한 당초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는 것이 정부의 평가였다.
정부는 그러나 정치개혁의 와중에서 느슨하고 불안하게 결합했던 호소카와내각이 조기에 좌초할수도 있다는 판단아래 이에대한 대비를 해왔다고 말하고 있다. 외무부 당국자에 의하면 호소카와총리의 사임발표는 「예견된 일」이며 다만 시기가 다소 앞당겨졌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4일 한승주외무장관이 도쿄를 방문했을 때도 호소카와총리의 사임분위기가 강하게 감지됐다고 이 당국자는 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정부는 호소카와총리의 사임을 충격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고 새로운 내각의 출범을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정작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은 후임총리및 내각인선과정에서 빚어질지도 모르는 잡음과 이로인해 정책결정의 공백상태가 장기화되는 경우다. 정부는 일단 비자민으로 뭉친 연립의 틀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즉 향후 정계개편의 우여곡절을 거치더라도 단일정당으로서는 최대의석을 가지고 있는 자민당에 정권을 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외무부 당국자는 이와관련, 차기 총리에 하타(우전) 외무장관이가장 유력한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와함께 급격한 정계개편이 이루어질 경우 와타나베(도변) 전외무장관이 자기 세력을 이끌고 자민당을 탈당, 새로운 연립을 만듦으로써 총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어느 경우든 일본 정치의 속성상 대한정책이 급격히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새로운 대화상대와 손발을 맞춰가야 하는 부담은 갖고 있는 것이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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