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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경쟁력 자신있다” 직판체제로/외국사 「얌체결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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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경쟁력 자신있다” 직판체제로/외국사 「얌체결별」 급증

입력
199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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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LA기어사/영 유니레버사/불 랑콤화장품/독 아그파필름/스위스 SMH/제휴청산으로 국내기업은 뒷바라지하다 시장빼앗길 판/“실속만 다 챙긴후 경쟁자 돌변” 국내업체와 제휴를 맺고 시장 기반을 다져온 외국기업들이 유통시장개방이 확대되면서 잇달아 「결별」을 선언, 독자적인 국내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9일 업계에 의하면 지난 6일 삼양통상과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국내에 별도의 자회사를 운영키로 한 미 나이키사를 비롯, 국내업체에 상표사용권을 제공하거나 합작 또는 제휴관계를 맺어온 외국기업들이 앞을 다투어 관계청산작업에 들어갔다.

 외국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업체와의 제휴로 일단 상표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에 따른것. 국내업체들은 외국회사 뒷바라지만 해주고 주력시장과 상품을 빼앗기는 처지가 돼 버렸다. 앞으로 유통시장개방이 가속화되면 외국사의 이같은 「얌체결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스위스 SMH사는 최근 그동안 삼성시계 오리엔트 아남정공등 국내 시계업체에 제공해 온 「론진」 「오메가」 「라도」등 유명브랜드에 대한 상표사용권계약을 끝내고 내년부터 국내시장에 직접 진출키로 했다.

 89년부터 삼성물산의 에스에스패션사업부와 신발등 스포츠용품 제조·판매에 관한 라이선스계약을 맺어온 미 LA기어사도 지난해 계약을 끝내고 독자적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청바지제조업체인 미 리바이스 스트라우스사 역시 10년간 제휴해 온 한주통상과 헤어진뒤 자본금 3백만달러를 단독출자해 독자적인 판매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미 리복사도 그동안 「리복」상표를 제공해 온 화승과 결별키로 하고 현재 지분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84년부터 애경산업과 합작으로 폰즈화장품등 생활용품을 생산, 판매해 왔던 영국의 유니레버사도 이미 지난해 합작관계를 끝내고 유니레버코리아를 설립, 샴푸와 세제등을 직접 생산·판매하고 있다.

 프랑스의 랑콤화장품도 지난해 한국화장품과 맺어왔던 기술제휴관계를 끝내고 국내에 독자법인을 설립했다.

 세계 필름업계 「빅3」의 하나인 독일 아그파필름은 지난해 10월 제일합섬과의 8년관계를 청산하고 아그파코리아사를 설립, 국내 직판체제 구축에 나섰다.

 세계 최대의 생활용품 업체인 P&G사도 이미 (주)서통과 결별, 국내현지법인인 한국 P&G산업을 설립했다. 코닥칼라도 91년 두산과 결별, 한국지사를 개설했고 스웨덴 제약사 아스트라사는 유한양행과 제휴를 끊고 한국아스트라를 설립했다.

 이밖에도 비누등 생활용품분야의 다국적기업으로 유명한 미다이얼사가 동산유지와 제휴관계를 끝내고 국내에 직접 진출했으며 롱프랑과 사이나미드등 제약업체들도 국내업체와의 제휴관계를 대거 청산했다.

 업계관계자는 『초기 시장개척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업체와 손잡았던 외국기업들이 단물만 빨아먹고 경쟁자로 돌변하고 있다』며 『자동차등 잇단 시장개방으로 이같은 결별사례는 더욱 늘어날것』이라고 내다봤다.【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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