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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가의 한국인」

입력
199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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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대 천재소녀 이윤조양/대입토플 “만점”신기록/가시민 갈채… 대학1년 과정도 “올A” 수석/동생 윤진양도 고교수석 행진 메트로시의회는 캐나다 최대의 산업도시 토론토와 인근 5개시 주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이다. 인구10만명의 스카보로시(토론토 북동쪽에 위치)에서 메트로시의회에 진출한 조성준의원(58)은 장래가 촉망되는 정치인으로 교포사회의 자랑이다.

 조성준의원은『메트로시의회는 6개시의 연합정부나 마찬가지로 세금을 거둬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합니다. 즉 이 지역 주민이 공통으로 필요한 상수도정수, 오물처리, 치안, 교통등 제반 공공정책을 세우고 행정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자칫 지역 이기주의에 빠지기 쉬운 문제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라며 시의회의 역할을 설명했다. 메트로시의회는 행정부와 의회의 기능을 겸하고있는데 올해의 예산은 40억달러(이하 캐나다달러)이다. 34명의 의원 가운데 6개시의 시장은 자동으로 의원을 겸직하기 때문에 28명이 선거로 선출된다.

 역대 독재정권에 비판적인 자세여서 한때「반한」인사로 낙인찍히기까지 했던 그는 지난해 문민정부 출범과 더불어 진행되고 있는 고국의 개혁 작업을 따스한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메트로시의원의 경우 선거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법정선거비용이 3만5천∼4만달러입니다. 그이상 쓴 사실이 발각되면 당선이 무효됩니다. 선거비용은 기부금에 의존하지만 한사람이 7백50달러 이상은 기부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하고 있습니다. 대신 기부액수의 75%까지 세금에서 공제해줍니다. 기부하는 사람도 훌륭한 정치인이 되라고 격려할 뿐이지 정치가에게 반대급부를 요구하지 않지요』 

 그의 말속에는 고국에도 맑고 깨끗한 선거제도가 뿌리내리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있다. 

 『한국은 앞으로 더 많이 해외에 눈을 돌려야합니다. 캐나다는 여러민족이 조화를 이뤄 살기좋은 환경을 가꾼 나라라는 점에서 한국인의 이민을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캐나다의 이민정책이 매우 까다롭지만 한국은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캐나다의 경수로원자로를 구입한 국가는 한국밖에 없는데 한국정부가 이러한 점을 활용하여 캐나다 정부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이민쿼타를 늘리도록 협상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캐나다이민 초창기인 67년 이민 길에 오른 조성준의원은 토론토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뒤 20년가까이 교육계에서 일했다. 선거구인 스카보로시에는 교민이 50여명에 불과하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타지역에 사는 많은 교민의 지원을 받았다. 올해로 3년임기(91년 11월에 당선)가 끝나는 그는 재선을 통해 정치적 기반을 다진 다음 온타리오주의회를 거쳐 연방하원을 목표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토론토=이기창기자】

◎메트로시의회 의원 조성준씨/연방의원 꿈꾸는 첫한인/20년동안 교육계서 근무… 91년에 정계입문/한인 이민쿼타 늘리는데 총력

 토론토를 찾는 한국인에게는 「뜻밖의 기쁨」이 기다린다. 한국의 천재소녀 이륜조양(19) 이다.

 토론토대에 재학중인 이양은 교포사회뿐만 아니라 토론토시민의 기쁨이기도 하다. 토론토시민은 낯선 동양인이 한국인임을 알게되면 대뜸『이윤조양을 아느냐』는 물음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그를 모르는 사람은 토론토시민이 아니라는 표정이다. 윤조양의 동생 윤진양(14) 역시 언니 못지 않은 재능을 지니고 있어 토론토에서는「한국의 천재자매」로 불린다.

 지난 91년 제1회 한국일보사주최 전국고교대입학력경시대회와 92년도 서울대입시에서 각각 인문계수석을 차지한 뒤 캐나다 유학길에 오른 이윤조양은 토론토대에서도 「수석행진」을 놓치지 않고 있다.

 이양은 서울대법대 입학후 아버지 이재석씨(51)가 산은토론토사무소장으로 부임한 뒤 서울대를 휴학하고 캐나다의 토론토대학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서울대법대 첫 학기동안 전과목 A학점(4·30만점에 평점 4·04점)을 기록한  이양은 토론토대학 입시에 필요한 토플시험에서 6백77점만점을 획득, 주위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토론토대학 개교이래 유례가 없는 토플성적이었다.

 이양의 「수석행진」은 토론토대에서도 계속됐다. 92년 가을 신학기에 토론토대에 입학한 이양은 1학년동안 「유럽문명사」등을 수강해 전과목에서 A학점(4.30만점에 3.88점)을 받았다. 13년만에 이 대학의 학점기록을 경신한것이다.

 『남들이 보기엔 좀 고지식하고 비능률적일지 모르겠으나 게으름을 피우지않고 꾸준히 책을 보는게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서울대재학중에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지만 토론토대의 진지한 수업분위기때문에 배우는것도 많고 공부하는 재미도 더합니다. 한국학생들은 고등학교까지 입시제도에 묶여있었던 탓으로 대학에 입학하면 해보고 싶은 일이 많아 오히려 공부를 소홀히하는 경향이 있는데 캐나다에서는 공부에 뜻있는 학생들만 대학에 진학하기때문에 대학수업이 매우 진지합니다』

 이양은 밤12시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난다. 하루 4시간30분씩 자던 대학입시때보다 조금 더 잔다. 일어나면 30분정도 토론토지역의 일간지 「글로벌 앤드 메일」등 5∼6종의 신문과 잡지를 살펴본다. 어머니 장춘영씨(51)도 두 자매가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눈을 붙이지 않는다. 두 자매의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어머니의 헌신적인 보살핌이 큰 역할을 했다.

 『아버지의 해외근무를 따라 국민학교까지 미국등 외국에서 보냈기 때문에 영어로 수업을 듣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여기 학생들만큼 내 생각을 자유스럽게 표현하지는 못하는것 같습니다』

 정치학과에 재학중인 이양의 주관심분야는 국제정치다. 우리나라를 대표해 유엔이나 IMF등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위해 많은 일을 하는 능력있는 여성이 되는게 꿈이다. 이양은 특히 국제통상 법률관계의 전문가가 되고싶다.

 이양의 부모는 윤조양의 「맞수」는 동생 윤진양이라고 말한다. 윤진양도 서울양정국민학교 5학년을 마치고 캐나다 토론토의 윈필드주니어하이스쿨로 전학, 수석을 도맡아하고 있으며 우수한 성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7학년에서 9학년으로 월반했다.

 이윤조양은 『그동안 하계교과과정에서 학점을 충분히 따서 내년 봄 토론토대를 3년만에 졸업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졸업후 서울대법대에 다시 복학, 사법고시 준비를 하고 나중엔 미국의 하버드대법대에서 공부할 계획도 갖고있습니다』고 말했다.【토론토=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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