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자 등 불리/북미·유럽경쟁력 못따라/철강·화학분야 유리/원자재비용 등 절감 이점 한국기업들의 대미 전진기지역할을 해온 캐나다 현지법인들은 나프타 발효로 경쟁력에 상당한 영향을 입을것으로 분석된다.
○공장 잠정폐쇄
한국기업들의 캐나다투자액은 3억7천만달러 상당으로 캐나다 외국인투자액 0.4%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3억5천만달러 이상이 제조업체가 투자한것으로 현대자동차 한양화학 한라공조 삼미특수강등은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금성사 삼성전자 (주)대우등은 본사에서 완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투자규모면에서 캐나다진출 한국기업의 대표격인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6월 내수판매와 대미수출 부진으로 퀘벡주의 브로몽공장을 20개월간 잠정 폐쇄하고 내년초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 달러의 약세로 한국·미국산 부품수입 부담이 크게 늘어난데다 북미·유럽시장의 소형승용차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져 공장 재가동을 무기한 연기했다.
현대자동차는 현지법인임에도 불구, 한국산부품 사용률이 높아 일본업체들과 함께 96년부터 관세환급대상에서도 제외되는등 경영여건이 악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역내 생산부품을 사용하는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멕시코산 부상
자동차용 에어컨을 생산하는 한라공조도 현대자동차의 경영악화로 인해 판매부진을 면치못할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부터 TV VCR 냉장고등을 수입 판매하고 있는 금성사 삼성전자 (주)대우등도 나프타가 발효되면 경영상황이 크게 불리해질것으로 우려되고있다.
TV의 경우 나프타 타결후 멕시코산 제품은 관세가 인하돼 일부 우리나라 현지법인들은 한국제품보다 멕시코제품을 수입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형편이다. VCR는 지난해부터 수입관세가 없어지는 바람에 일본제품과의 경쟁이 치열해질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며, 냉장고는 북미제조업체인 제너럴 일렉트릭사, 키친 에이드사등이 현지법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우리나라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전망이다.
○오히려 득본셈
그러나 삼미특수강의 현지법인인 삼미아틀라스는 자재의 80%이상을 북미에서 조달하고 있는데다 멕시코의 제강기술이 아직은 뒤져 있어 당분간 대미수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것이며, 한양화학의 아칸 윈도우사는 원자재 조달비용이 절약돼 오히려 대미수출이 증가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진 토론토무역관장은 『캐나다 현지법인들은 캐나다의 고질적인 고임금과 경기침체, 그리고 나프타 발효후 한국산부품에 대한 관세부담등으로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제조업종이 캐나다에 대한 투자매력을 잃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토론토=유승호기자】
◎가와 무역실태/우리나라의 11번째 교역국/작년 수입16억·수출13억불
캐나다는 우리나라의 11번째 교역상대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캐나다에 13억7천4백만달러를 수출하고 16억9천5백만달러를 수입, 3억2천1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은 섬유 전기 전자 기계 신발 철강 타이어등이며 수입품은 유연탄 펄프 및 종이제품 농·임산물등 1차산품과 철강제품 일반기계 산업용 전자제품등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85년 캐나다와의 교역에서 처음으로 무역흑자(약 6억달러)를 기록한 이래 연속 9년간 흑자기조를 유지해 왔으나 91년에는 2억3천만달러의 적자로 반전했으며 92년에는 다시 3천4백만달러의 흑자를 냈다가 지난해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캐나다와의 교역에서 적자를 보게 된것은 주력수출상품인 완구 및 인형과 신발류 가전제품 의류 자동차의 수출이 각각 10∼50%씩 줄어든 반면 캐나다로부터의 일반기계 임산물 농산물등의 수출이 전년보다 무려 1백%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섬유류 신발 완구등 경공업제품은 중국과 아세안국가들의 저가품 공세에 밀려 계속 고전이 예상되며 철강제품도 주택건설 경기회복으로 수요는 약간 늘어날 전망이나 이미 공급이 포화상태인데다 현지 철강업자들의 경영난으로 인한 통상압력 및 수입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수출신장에는 어려움이 있을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동차는 엔고로 인한 일본차 가격의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보강돼 올해 5%이상 수출신장이 예상되며 타이어 및 튜브도 올해 캐나다 운송사업의 활기로 약 10%의 수출신장이 전망되고 있다. 【오타와=진성훈기자】
◎나프타이후 캐나다/외국기업 “투자 대상지역” 눈독/기존 진출업체도 “시장장악” 발빠른 행보
나프타가 발효된지 꼭 2주째인 지난 1월14일. 지난 한해동안 극심한 판매부진과 이윤감소로 몸살을 겪었던 캐나다 소매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의 소매유통업체인 미국의 「월마트 스토어」사가 캐나다 유통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것.
발표가 나온 직후 토론토 증권시장의 소매업지수(MERCHANDISING SUBINDEX)가 3% 하락한데서 볼 수 있듯 현지 유통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마트가 들어오면 캐나다 최대의 할인연쇄점인 「젤러스」사의 올해 판매 및 이윤이 20%가량 감소될것이며 전국에 4백24개 점포망을 갖춘 「캐나디안 타이어」사와 2백90개의 「바이웨이(BIWAY)」할인연쇄점을 소유한 「딜럭스」사등 관련업체들의 판매에 큰 타격을 줄것이라는 분석들도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이 득을 볼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았다.
2월8일에는 미국 최대 가정용 건축자재 및 하드웨어 판매체인「홈 데포트(HOME DEPOT)」사가 캐나다의 동종업체인 「에이킨 헤드(AK)」사를 흡수, 캐나다 진출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혔다. 홈 데포트사는 당초 지난해부터 캐나다 서부도시 밴쿠버를 캐나다진출의 발판으로 삼아 올 봄부터 자체 점포망을 연차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었으나 「에이킨 헤드」사의 모 회사인 「몰슨」사가 경쟁을 벌이는 대신 이 회사의 소주주가 되기로 후퇴함에 따라 시장진출을 서둘러 앞당긴것.
이처럼 나프타 발효는 외국기업들의 캐나다 현지진출 러시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또한 수년전부터 진출해 있던 주요 외국업체들의 기업운영 및 투자정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86년부터 온타리오주 토텐햄에 진출한 「F & D 매뉴팩처링」사는 일본 및 북미지역의 일제 혼다자동차(아코드·시빅 모델) 부품을 생산, 공급하는 연매출액 3천9백여만달러의 일본계 회사. 이 회사는 나프타가 발효되자 현재 12명의 일본인 경영진을 모두 캐나다 현지인으로 교체, 자율적인 경영시스템을 갖추었으며 내년까지 현지공장을 완전 독립 가동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역시 86년께부터 퀘벡주에 진출한 프랑스계 「베캉쿠르 알루미늄」사는 프랑스의「페쉬니」 「SGF 퀘벡」 「레널즈」 「알뤼막스」사등 4개 회사가 동등한 지분을 가진 합작회사이다. 당초 ▲북미가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시장중 하나란 점 ▲생산비가 프랑스와 비슷하다는 점 ▲나프타 이후 미국 멕시코 시장진출이 용이한 점 ▲광물자원과 전력 공업용수등이 풍부한 점등의 이유로 캐나다로 진출했었다.
이 회사 역시 나프타 발효 이후 R&D 투자를 더욱 늘리는 한편 특유의 알루미나 전기분해법을 포함한 기술혁신에 의한 북미 시장세분화 및 제품차별화를 통해 고부가가치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케냐의 자본가가 유럽자본을 동원한 「노바텍스 캐나다」사는 지금까지 주로 캐나다로 국한됐던 시장을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 전역으로 확대키로 하고 생산규모를 늘리는 한편 기술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에도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케냐출신의 이 회사 사장 뉴라니씨는 『캐나다는 무엇보다 이민생활이 편리한데다 고급 기술인력공급이나 원자재 수급 및 수송에 전혀 문제가 없어 나프타 발효 이후 투자 전망이 더욱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주요 외국회사들은 이밖에도 나프타 발효와 함께 대멕시코 시장진출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공통된 전략을 갖고 있다.【토론토=홍윤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