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중심 교구단위 스님 참가/만장일치 결정… 초종법적효력/83년 해인사대회등 해방후 7∼8차례 열려 승려대회는 산문중심으로 교구단위의 스님들이 모여 중요사안을 의결하던 불교고유의 직접민주제방식의 조계종 최대 집회다.
산중공사, 산중공의 또는 대중공사라고 불리는 승려대회의 기원은 멀리는 석가모니로부터 설법을 들은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록을 남기는 작업을 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승려대회는 조계종의 헌법이랄 수 있는 종헌에 명문규정은 없지만 모든 승려들이 자격제한없이 참여해 난상토론을 거쳐 현안을 만장일치 형식으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해서는 초종법적인 효력과 구속력을 갖는다.
종단의 비상사태나 긴급사태에 열리는 승려대회의 소집권자는 별도로 규정돼 있지 않아 누구나 소집할 수 있지만 종단 원로회의 등 큰스님들이 동의하는 것이 조계종의 관례다.
지금까지 개최된 승려대회는 해방이후만 해도 7∼8차례지만 비교적 큰 규모의 것은 83년의 해인사승려대회를 비롯해 4차례다.
83년의 승려대회는 당시 황진경총무원장의 파행적 주지인사로 촉발된 신흥사 전·후임주지 세력간에 발생한 살인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으며 결국 총무원집행부가 퇴진하고 비상종단이 들어섰다.
86년에는 5공의 불교탄압과 통제에 반발, 불교 자주화와 민주화를 촉구하는 「9·7해인사 승려대회」가 열렸으며 5공의 부도덕성의 상징이 된 권인숙양 성고문사건이 대회개최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러나 승려대회가 총무원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방패막이 역할을 한 사례도 있어 만능은 아니라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88년의 통도사승려대회는 서의현총무원장과 밀운스님과의 종권다툼 과정에서 서원장이 종권수호를 위해 개최한 어용적 성격이 컸으며 91년의 해인사승려대회도 개혁파승려들이 서원장의 부도덕성을 들어 퇴진을 촉구하자 승려대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일 소집될 승려대회는 원로회의가 종단사상 처음으로 총무원장의 불신임을 결의하고 종단내 개혁에 대한 기대가 팽배한 만큼 2천5백여명이 모였던 86년 승려대회에 이어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계종 승려증을 보유하고 있는 승려는 7천여명이며 승려증을 갱신하지 않은 승려까지 포함하면 재적승려는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불교계에서는 승려대회가 초종법적권한을 갖고 있으나 법통계승 차원에서 승려대회 개최이전에 종회에서 종회해산선언과 모든 권한을 승려대회에 위임토록 하는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충재기자】
◎어려운 불교용어 풀이/교육기관 강원·선원·율원갖춘 사찰/총림의 최고책임자… 임기는 10년/선원있는 사찰이나 암자의 큰 스님
서의현 총무원장의 즉각사퇴를 결의한 조계종 「원로회의」의원들은 대부분 방장 또는 조실로 불리며 불교계내에서 영향력이 크다. 이번 총무원 폭력사태를 계기로 종단개혁이 본격화되고 자칫하면 또다른 분열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들 큰 스님들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방장과 조실등 불교용어를 소개한다.
◇총림(총림)=강원(강원)과 선원(선원), 율원(율원)등 불교계 3대 교육기관을 종합적으로 갖춘 사찰이다. 강원은 불경을 집중적으로 수학·전수하고, 선원은 선을 닦고 선어록을 공부하며, 율원은 불교의 계율을 전문적으로 학습한다.
대부분의 사찰은 이중 1∼2개를 갖고 있으나 해인사(해인총림), 송광사(조계총림), 통도사(영축총림), 수덕사(덕숭총림)등은 이들 3대 교육기관을 모두 갖고 있어 총림으로 불린다.
◇방장(방장)=총림의 최고 책임자로 ▲해인총림 혜암스님 ▲조계총림 승찬스님 ▲영축총림 월하스님 ▲덕숭총림 원담스님이다. 이들중 현재 원로회의 의원은 혜암스님과 원담스님 2명이다. 방장은 총림의 추천에 따라 중앙종회에서 추인한 뒤 임명되며 임기는 10년이다.
◇조실(조실)=불교교육 기구의 하나인 선원(선원)이 있는 사찰이나 암자의 큰스님이 조실이다. 요즘은 선원이 없는 사찰이라도 주지등을 역임한 큰 스님을 조실이라 칭하기도 한다.
따라서 조실은 높고 낮음을 나타내는 직급이 아니라 방장을 제외한 큰 스님을 일컫는다 할수있다.다만 조실은 방장처럼 특별한 추대절차를 거쳐 선임되는 직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적인 권한은 없다.
원로회의에는 송광사 조실 일각스님과 수덕사 조실 응담스님, 봉암사 조실 서암스님, 파계사 조실 고송스님, 천왕사 조실 비롱스님, 백양사 조실 지종스님, 봉선사 조실 운경스님, 화엄사 조실 도천스님, 대흥사 조실 도견스님 등 모두 9명이 참여하고 있다.【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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