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불신임·종헌인준권/승려대회 결의따라야 실천력/종단위기땐 초종헌적 권위도 서의현총무원장의 즉각사퇴를 결의한 조계종원로회의는 중앙종회에서 선출된 승력40년 연령65세 이상의 비구승으로 구성돼있다. 종헌(종헌)개정에 관한 인준과 총무원장 불신임권한이 있다.
현 원로회의의원은 봉암사조실 서암스님(의장), 해인사방장 혜암스님(부의장), 불갑사조실 지종스님, 대흥사조실 도견스님, 송광사방장 승찬스님, 월정사조실 비롱스님, 봉선사조실 운경스님, 수덕사원로 응담스님, 화엄사조실 도천스님, 수덕사방장 원담스님, 파계사조실 고송스님등 11명이다. 총 재적 과반수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이상으로 주요안건에 대한 가부를 결정한다.
원로회의는 80년 10·27법난 직후 범불교계 구원을 목표로 출범했다. 그러나 80년대 내내 이렇다할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것이 불교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원로회의가 처음 권한을 행사한것은 91년 성철스님 종정 재추대를 통해서다.
당시 불교계는 성철스님 재추대파와 월산스님(불국사 조실) 추대파로 갈려 총무원이 강남·북으로 분열되는 위기를 맞았다. 원로회의는 서암스님이 주축이 돼 성철스님을 재추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서총무원장도 원로회의 결정을 지지했다.
원로회의 위상이 결정적으로 강화된것은 지난해 11월 성철스님이 입적한 뒤 새 종정을 선출할 때였다. 원로회의는 대각사에서 회의를 갖고 서암스님을 후임종정으로 뽑았다.
규정대로라면 「종정추대조례」를 만들어 이 조례에 따라 원로의원 전원과 종회의원으로 이루어지는 31인 추대위원회가 구성돼 종정을 선출해야 했지만 원로회의는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후임 종정을 「결정」했다.
이번 회의는 부의장 혜암스님이 중심이 돼 전격적으로 소집됐다. 당초 지난 4일의 원로의원 간담회에 「수일내로 회의를 연다」는 선에서 의견이 모아질것으로 예상됐으나 혜암스님이 나서 바로 다음날인 5일에 회의를 소집키로 결정했다. 원로회의를 둘러싸고 서원장지지파와 범종추측이 치열한 로비전을 펼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시간여유를 두면 잡음만 생긴다는 이유에서였다. 회의소집문도 직접 봉투에 넣어 인편으로 전달했다.
문제는 원로회의 결정이 어느 정도 존중될 수 있느냐다. 원로회의 결정은 실질적인 구속력이 미약하기 때문에 이를 관철하기 위해선 초종헌적인 승려대회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종회의 자체해산 결의가 뒤따라야한다.
현재로선 이 두가지 수순이 큰 무리없이 진행될것으로 관측돼 서원장퇴진은 기정사실화됐다고 볼 수 있다. 한가지 남은 변수라면 서암스님의 거취다. 자신의 종정선출에 큰 역할을 한 서원장의 노고에 대한 배려로 「명예로운 퇴진」의 길을 틔워줄 경우 8월말까지로 돼있는 서원장의 임기채우기가 마지막 걸림돌이 된다. 그러나 이 역시 진퇴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라는것이 불교계의 공통된 의견이다.【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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