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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선 「직접 동원지시」 추정/서원장 폭력사태 얼마나 관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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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선 「직접 동원지시」 추정/서원장 폭력사태 얼마나 관여했을까

입력
1994.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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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예약 부탁 보일승려 “심복”/억대비용 재가없이 집행 곤란 서의현총무원장은 이번 조계종 총무원 폭력사태에 얼마나 관여했을까. 

 처음 미진한 수사태도를 보이던 경찰이 서원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들로 미루어 서원장이 폭력배동원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더라도, 최소한 묵인 또는 방조했거나 사후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짙다고 추정하기 때문이다.

 즉 폭력배동원을 지시한 총무원 규정부장 보일스님(47·속명 정진길)과 서원장의 특별한 관계, 폭력배를 지휘한 규정부의 기능과 인적구성, 폭력배동원 자금지원에 연루된 경주 불국사와 서원장과의 관계등 모든 정황이 서원장에게로 귀결되고 있다는것이다.

 우선 사건 전날인 지난달 28일 도오스님(구속중)에게 폭력배가 투숙할 호텔방 예약을 부탁한 보일스님은 서원장의 상좌로, 86년 서원장체제가 구축된뒤부터 반대파를 몰아내는데 앞장서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서원장의 지시가 있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범승가종단개혁추진회는 서원장이 88년 봉은사폭력사태, 89년 보문사 폭력사태, 지난 2월 연주암 폭력사태등 총무원과 반대파와의 갈등으로 벌어졌던 일련의 폭력사태에 항상 폭력배들이 동원돼 종단내에서 말썽을 빚었던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상 보일스님의 독단적인 충성심만으로 폭력배를 동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적구성 또한 서원장의 수행경호원역을 해온 조사계장 고중록씨(37), 보일스님의 상좌로 서원장의 「손자상좌」격인 무성스님(30)등 서원장의 절대신임을 받는 사람들로 돼있어 사후 또는 사전에 이들의 움직임을 서원장이 모를리 없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여기에 전국 각지 폭력배 1백여명의 일시동원과 억대로 추정되는 폭력배 동원자금의 집행은 총무원 최고위층의 허가없이 이루어 질 수 없고, 오는 8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불국사 주지 종원스님의 경우 감독기관인 총무원의 재가없이 호텔숙박료등 경비를 마음대로 지불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여산스님의 폭로대로 서원장이 폭력배 투숙호텔 숙박비 지급을 지시한것이 사실이라면 서원장의 퇴진후 입지는 어려워진다.

 따라서 보일스님등 출국금지된 관련자들이 「꼬리자르기」식으로 단독결정을 주장하더라도 수사절차상 서원장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하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김삼우기자】

◎“서원장 퇴진” 만장일치 결의…/원로회의 이모저모/개혁파 승려들 “구종물꼬” 환호

 조계종 사태의 향방을 가름할 것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은 조계종  원로회의가 5일 하오 「서의현총무원장 즉각퇴진」을 결의하자 범종추를 비롯한 개혁요구 승려들은 물론 각계의 불자들도 『종단개혁을 통한 구종의 물꼬를 튼 결단』이라고 환호했다. 이들은 『불제자 모두가 이번 사태를 조계종단과 불교계의 정화를 이루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하오 5시30분께 원로회의 결의가 발표되자 대각사 법당앞 마당에서 「서원장 즉각사퇴」라고 쓴 종이를 펼쳐 놓고 연좌농성을 하던 승가대 비구니 30여명등 범종추 승려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기뻐하다가 원로스님들과 회의에 배석했던 청화스님등 범종추 대표들이 법당을 나서자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범종추는 이어 중앙승가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로스님과 중진및 사부대중의 뜻을 받들어 종단개혁을 위해 매진하겠다』며 『이제 「친서반서」의 구별없이 개혁의 큰 흐름에 동참, 화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로회의에서 원로스님들은 「서원장 즉각퇴진」에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승려대회개최에 일부 반대가 있었으나 승려대회에서 조속히 신임총무원장을 선출하고 비상종단을 구성하지 않고는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큰 논란없이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총무원장은 이날 하오 7시30분 모처에서 서암종정을 만나 자신의 거취와 종단 문제등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원장의 한 측근은 『서원장이 원로회의에 참석해 사퇴의사와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으나 대각사에 범종추 승려들이 모여 있어 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의 서원장측 승려들은 원로회의 결과를 예상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총무원 간부중 혼자 자리를 지킨 총무국장 기연스님은 하오 4시께부터 사무실의 짐을 정리하며 『원장스님이 사퇴하면 간부 모두가 사표를 내야 하지 않겠느냐. 나도 회향할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권혁범·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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