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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외교안보/고태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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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외교안보/고태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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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외교안보팀의 말이 춤을 추고 있다. 저녁에 한쪽에서 흘러나온 말을 다음날 아침 다른 쪽에서 부인하는 해프닝이 되풀이되는등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정부 북한핵 정책의 총괄부처인 외무부의 홍순영차관의 경우는 대표적 예중의 하나이다. 홍차관은 지난 3일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있은 여야의원들과의 토론회에서 『북미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에서 남북간 특사교환이라는 연계고리를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만하다』고 지금까지의 대북정책이 급격히 전환될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다음날인 4일 아침 청와대의 정종욱외교안보수석은 검토사실을 전면부인했고 주돈식청와대대변인도 이를 해명했다. 청와대 외교안보팀은 차제에 이러한 혼선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외교안보수석실의 외교안보정책 총괄기능을 강화하고 정책의 발표창구도 일원화 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정부가 북한핵문제를 가지고 내부 혼선을 빚은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만큼 이쯤에서 혼선이 일단락되지 않나 싶었지만 문제는 더욱더 꼬여져 갔다. 홍차관은 4일 하오 유엔 아태경제사회이사회(ESCAP)총회 참석차 인도로 출국하기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특사교환 연계고리 제거발언에 대해 「일보후퇴」하는듯 하다가 내친김에 「이보전진」하는 얘기를 해버렸다. 홍차관은 『전면사찰을 통한 북한핵의 투명성보장과 북미관계개선을 일괄타결하자는것은 나의 지론』이라면서 『같은맥락 에서 남북상호핵사찰도 북미관계개선에 선행시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홍차관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평소에도 지론을 거침없이 얘기하는 「스타일」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하고 누구도 먼저 말을 못하는 사안에서 고양이목에 방울을 달았다는 해석을 낳기도 한다.

 홍차관은 출국에 앞서 공항에서 우방과의 북한핵 문제 조율을 마치고 귀국한 한승주외무장관을 영접했다. 한장관은 도쿄에서 홍차관의 특사교환관련 발언을 「사견」이라고 반박하고 날아오는 길이었다. 한장관은 홍차관과 공항귀빈실에서 단둘이 만났는데 이자리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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