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발행비용 26원70전… “만들수록 손해”/“공급보다 퇴장동전 재활용 바람직”/국교생·은행고객대상 유인책 고심 「10원짜리 동전을 찾아라」
10원짜리 동전의 품귀현상이 갈수록 심해지자 한국은행이 국민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0원짜리 동전 「회수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한은은 이번달 부터 서울시내 국민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생들이 수집한 10원짜리 동전을 새 지폐로 교환해 주고 기념품으로 공책등을 선물할 계획이다.
한은은 학생들에게 ▲10원짜리 동전 애용 ▲10원 동전을 거스름돈으로 받는데만 그치지 말고 물건값을 낼때 적극 활용해줄것과 ▲저금통이나 서랍등에 있는 동전을 은행에서 바꿀 것등을 적극 알리기로 했다. 우선 학생수가 많은 면목국민학교등 4개교에서 실시한후 점차 대상을 늘릴 방침이다. 시내버스 요금이 2백90원으로 조정된데다 슈퍼마켓이나 백화점등에서의 거스름돈, 각종 공과금 납부등으로 10원짜리 동전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10원짜리 동전은 갈수록 보기가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원짜리 동전이 귀해짐에 따라 일반인들은 이를 많이 발행하라고 한은에 요구하고 있지만 추가 확대공급에는 문제가 많아 한은이 고심하고 있다.
지난 3월말 현재 10원짜리 동전의 발행잔액은 총 3백14억1천4백만원. 국민 한사람당 약 70개씩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지만 실제로 상당부분이 사용되지 않는 퇴장주화라는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발행할 수는 없는 형편. 우선 발행비용이 엄청나다. 현재 개당 발행비용은 26원70전으로 액면가의 2.6배가 넘는다. 지난해 발행된 10원주화는 21억원어치로 이중 1억원정도가 환수돼 순발행액은 20억원가량이다. 발행가가 50억원을 넘었다. 발행하면 할수록 한은은 적자가 늘고 이는 곧 국민의 부담이 된다. 지난해 한은은 6년만에 1천4백억원의 적자를 냈다. 국제금리가 하락하고 통화관리 비용이 많이 든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10원짜리 동전의 발행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한은측 설명이다. 또 10원짜리만을 찍어내다보면 다른 지폐나 동전을 제때에 발행할 수가 없는등 통화발행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다.
한은은 때문에 10원주화를 계속 공급하기보다는 퇴장된 동전을 재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국민학교학생들을 상대로 회수작전에 들어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은은 그동안 국민들을 상대로 매스컴등을 통해 홍보활동을 벌이고 시외버스터미널등에 나가 동전을 회수하기도 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실제로 회수되는 동전은 많지 않을 것이지만 홍보효과가 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택했다.
10원주화가 상당수 퇴장됐다고 보는 이유는 우선 환수비율이 다른 동전에 비해 훨씬 낮은 점이다. 10원주화의 경우 총 발행액중 환수액의 비율이 91년 8.4%, 92년 8.6%에서 지난해에는 4.5%로 급격히 떨어졌다. 5백원짜리는 6% 이상, 50원짜리는 10%가량이었다.
한은은 또 현 10원주화가 구리 65%, 아연 35%로 되어있어 금속 자체의 가격은 5원정도밖에 되지 않아 주화를 녹여 다른 곳에 이용하거나 장식품을 만들어 가지고 있어도 아무런 이익이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저금통 속에 숨어있는 10원주화를 밖으로 끄집어낼 방안을 시중은행에 강구토록 할 계획이다. 동전을 가지고 오는 고객에게는 기념품을 주는 것도 한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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