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뜨거운 함성 되살린다/2시간40분 장엄한 무대/100여명 출연… 시위장면등 재현/삽입곡45곡… 국악선율에 팝 도입 4·19혁명 34주년에 즈음하여 이 순수한 혁명을 기념하는 대형 뮤지컬이 국내 최초로 제작돼 4월의 무대를 성대하게 장식한다. 4·19상이자회와 4·19유족회, 사단법인 4·19회가 주최하고 한국일보가 창간 40주년 특별행사로 후원하는 이 뮤지컬 「4월 하늘 어디에」는 19일부터 23일까지(하오3시, 7시30분, 19일 낮공연 없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30년 넘게 뮤지컬에 전념해 온 연출자 이형권씨(43)와 작곡가 림태성씨(41)가 의기투합해 만든 이 작품은 한 때 언급하기조차 꺼려지던 소재를 과감히 무대에 올린다는 점이 이채롭고, 학생시위 장면 등 장엄한 볼거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무는 서병구씨가 맡았다.
작품을 쓰고 연출까지 맡은 이형권씨는 『뮤지컬로 만들 수 없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한다. 4·19속에 담긴 슬픔, 분노, 비장함은 뮤지컬이란 장르에서 오히려 극적인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뮤지컬은 이승만 대통령(김진해)과 이기붕 부통령(정진)의 당선을 위해 자유당 당원들이 필승을 결의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반공청년단, 화랑동지회등은 폭력배를 동원해 시민과 학생들을 통제한다. 선거일인 3월15일 마산에서는 시민, 학생들이 죽음을 당한다.
부잣집 아들인 대학생 준호(김선동)는 처음에는 학생들의 움직임에 소극적이었으나, 홀어머니 밑에서 힘들게 공부하는 성희(윤영아)를 만나면서 점차 사회적 문제에 눈을 뜬다.
마산 앞바다에서는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의 시체가 떠올랐다는 연락이 오고 학생들은 선언문을 낭독한 후 필사적인 시위에 돌입한다.
준호와 성희는 서로 사랑하게 되는데, 시위에 가담했던 준호가 빗발치는 총탄세례 속에서 어린아이를 구하려다 대신 죽는다는 내용이다.
2시간 40분 동안 45곡이 극을 이끄는데, 주제가인 「4월 하늘 어디에」가 극 사이사이 여러 형태로 변주돼 사용되며, 여주인공 성희의 노래이자 학생들의 노래인 「참았던 노래」는 긴장의 절정을 장엄하게 드러낸다.
작곡가 림태성씨는 『국악적인 선율에 미국 팝의 화성을 도입했다. 4·19의 분위기를 내면서도 이 시기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합창단 무용단을 포함해 1백여명이 출연하고, 트럼펫 트럼본 바이올린 첼로 신디사이저등으로 구성된 26명의 악단이 반주를 한다. 광화문 경무대 입구등의 긴박한 시위장면을 묘사하기 위해 회전무대가 사용되고, 최신장비가 동원되는등 뮤지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자리이다. 문의 785―1314∼5【이현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