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작품” “환경훼손 행위” 맞서 지하철 역사나 열차, 빌딩벽등에 스프레이로 칠해놓은 낙서(그라피티)가 범죄냐, 예술이냐를 놓고 유럽에서는 요즘 논란이 한창이다. 한쪽에서는 환경을 어지럽히는 「범죄행위」라고 비난하는 반면 「젊은 예술가들」은 자유로운 예술적 표현이라고 맞서고 있다.
문제는 이들 낙서가 뉴욕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난잡한 페인트칠 수준이 결코 아니라는 데 있다. 단순한 문자형태뿐 아니라 다양한 형상과 화려한 색채가 「팝 아트」이후의 새로운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문화부장관이 지하철벽의 그라피티가 「작품」이라며 보존방침을 밝혀 논란을 빚은 것도 몇년전 이야기다. 지금은 일부 광고회사나 기업들이 고액을 주고 사기도 한다고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 최신호는 전한다. 대개는 장식용이나 선전용이다.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스프레이작가 벤군(19)은 콘돔자판기에 그림을 그리다가 붙잡혀 2만마르크(1천만원상당)의 벌금을 물었다. 그러나 그는 아틀리에를 차려 지금은 건당 5천∼1만5천마르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쾰른 도르트문트 뒤셀도르프등의 정거장에는 이런 낙서로 얼룩지지 않은 열차가 없다. 낙서를 지우는 비용만도 엄청나다. 베를린의 낙서를 지우는데 지난해에만 8백만마르크가 들었다. 최고 2만마르크까지 벌금을 매기고 2년 실형까지 강한 벌을 주어도 이들의 정열은 사그러들 줄 모른다.【이광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