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질서도 없고 업무능력도 미숙”/힐러리·고어측근까지 얽혀 난맥/통치 혼선… 백악관 심각성 몰라 집권 2년째를 맞은 미국의 클린턴행정부가 정책수립 및 이행과정에 있어 심각한 난맥상을 연출, 언론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고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3일 백악관과 행정부에 포진하고있는 「클린턴의 사람들」이 위계질서도 없고 업무수행능력도 미숙해 국가경영에 커다란 문제점을 노정하고있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백악관을 출입하는 다른 많은 기자들도 이른바 「클린턴의 경영방식과 인사구조」를 못마땅해 하면서 젊은 대통령의 지난 1년에 회의적 점수를 매기고 있다. 포스트지는 특히 『권력의 고리가 헝클어져있다』면서 『이제는 마치 실수와 혼란스러움이 자연스러워 보이기조차 한다』고 힐난했다.
포스트지는 백악관과 행정부의 클린턴인맥을「스파게티」에 비유하는가 하면 『백악관이 언제까지 청룡열차를 계속 탈 것인가』라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미국언론의 이같은 태도는 사실 갑자기 불거져 나온 것이 아니다. 백악관은 지난 1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지만 누구하나 정책적 오류에 대한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다. 클린턴의 정치스타일 또한 어딘가 미숙하게만 여론에 투영돼왔다. 문제는 백악관쪽에서 이를 문제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데 있는것 같다. 클린턴의 스타일은 좋게 얘기하면 진보적이랄수도 있겠지만 곧잘 「무책임한 자유방임」으로 언론의 표적이 되기 일쑤다.
마치 14개 행정부처가 독립된 정부마냥 행동하는가 하면 백악관과 행정부처와의 정책적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언론이 주로 지적하는「 클린턴조직」의 문제점은 소위 막료조직의 난맥상으로 요약된다. 백악관 안에는 클린턴의 사람, 부인 힐러리의 사람, 심지어는 부통령 고어의 사람들까지 산재해 있고 업무수행과정에서 이들의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의 참모회의는 몇명만이 참석해 머리를 맞대고 정책숙의를 벌이는 형태가 아니고 정식멤버이외에 2명의 비서실차장과 백악관 공식직제에 없는 3명의 보좌역,12명의 다른 측근들,그리고 외부인사까지 회의테이블에 마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은 이를 두고 『클린턴의 측근참모회의는 아마도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려야 할것 같다』고 비아냥 거리기까지한다.
참모진용의 인사이동 규모 또한 적지않은 편이다.맥라티백악관 비서실장은 그동안 많은 백악관참모들이 출입증을 받는과정에서 신원조사결과 문제점이 드러났었다는 소문때문에 의회위원회에 불려 다니는등 곤욕을 치러야했다.
화이트워터사건을 전후해 백악관은 언론의 도마위에 오르는 극치를 맛봐야만했다. 특히 대통령부인인 힐러리여사가 보여온 일련의 행태에 대해 언론은 계속 눈살을 찌푸리고있다. 일부참모들은 힐러리가 업무와 관련해 사생활까지 포기토록 무리하게 강요해 사표를 집어던진 경우도 있다고한다. 언론이 힐러리를 가리켜 「최고핵심 실세」란 표현을 아끼지 않는것이 보통인데 특히 정보통제에 있어서도 그녀는 적극적인 「참견」을 당연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3개월동안 백악관 관리들은 「화이트 워터」사건에대한 보도진의 질문에 입을 꼭꼭 다물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법무부에 사건관련서류들을 제시하는것조차 거부했었다. 클린턴팀들은 민주당이 요청하기전 까지만해도 특별위원회를 인정하지 않으려했고 의문의 죽음을 당한 빈센트 포스터 전백악관법률담당 부고문의 사무실에서 화이트워터 관련서류를 치워버린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었다. 또 데이비드 저겐백악관 고문역은 힐러리에게 클린턴부부의 재정관련 서류를 더 많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미운털이 박혔다는 설도 흘러 나오고 있다. 클린턴내부진용이 흔들리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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