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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고물」 큰기대 상공위 어렵게 따내”(나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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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고물」 큰기대 상공위 어렵게 따내”(나의 고백)

입력
1994.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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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기업체 국감직전 으레 촌지/포철 「성의」 짭짤… 일부러 방문도 지금은 마음을 비웠다. 하지만 13대 국회에 초선으로 발을 들여놓았을 때만해도 상임위 욕심이 대단했다. 당시 나는 『상공위를 꼭 가야지』라고 마음을 다졌다. 당지도부와 원내총무를 뻔질나게 찾아다니며 사정도 하고 설득도 해 결국 상공위에 갔다.

 상공위에 집착한 이유는 정치권 주변에서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얄팍한 정보때문이었다. 박정희정권때만 해도 외자도입이나 공업단지조성사업이 엄청나게 많았고 그와 관련된 굵직한 인·허가권한이 상공부에 있었다. 당연히 당시의 상공위는 「노른자 상위」였다. 이런 인식때문에 13대에서도 상공위에「건수」가 적지않을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의정활동을 해보니 상공부와 상공위의 영역이 기대치에 미달했다. 큰 사업들은 이미 박정권때 다 결정돼 상공위가 따지고 개입할 일이 별로 없었다. 다만 상공부 산하의 일부 국영기업체들이 국정감사가 다가오면 상공위에 촌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이중 포항제철의 「성의」가 비교적 괜찮은 수준이어서 상공위원들이 의도적으로 일을 만들어 포철에 들르기도 했다.

 물론 상공부에는 「중소기업 자금배정의 심사추천권」이라는 그럴듯한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 돈을 주는 곳은 은행이었기때문에 상공부와 상공위의 영향력은 한계가 있었다. 공업진흥청 특허청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상공위의 관할이지만 뉴스의 초첨도 이권기관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상공위는「빛좋은 개살구」였다.

 한동안 재무 내무등 다른 상임위를 쳐다보며 아쉬움도 느꼈다. 얼마간 지나자 오히려『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로비의혹에 연루될 우려가 적다는 사실이 긍정적 측면이었다. 아울러 상공위가 넉넉하지 못한것으로 알려진 뒤부터는 주변에서 손을 벌리기보다는 내 손에 뭔가를 쥐어주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그래서 이제는 상임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현재(14대)의 상임위도 비인기 상임위지만 지식과 경험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다. 더욱이 개혁정치의 흐름이 거세질수록 인기·비인기 상임위의 구별은 무의미해질것이다. 따라서 다음 상임위는 언론에 부각될수 있는「일」이 많느냐의 여부에 따라 결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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