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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라우스 베얼그 주한 오스트리아대사관 상무관(내가본 한국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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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라우스 베얼그 주한 오스트리아대사관 상무관(내가본 한국한국인)

입력
1994.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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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성 쇼핑·난폭운전 없는 나라를 나는 서울에 도착한뒤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불쾌한 일들을 겪으며 한국을 배우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한국인들이 이방인에게 놀랄만큼 친절하다는 것이다. 언젠가 국내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 공항에 나갔다가 예약이 끝나 자리가 없어  당황한 일이 있다. 이때 공항직원인 듯한 사람이 워키토키를 들고 다가와 나의 사정얘기를 듣고는 창구직원에게 무언가를 설명했다. 내가 알아들은 말은 「친구」라는 한마디 뿐이었지만 5분뒤 나는 티켓을 받아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1천만명이 넘는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는 거대도시 서울의 인심이 아직 황폐해지지 않은 이유는 도심에 그림같은 남산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실생활면에서는 불편한 점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특히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한국의 교통문화이다. 한국의 운전자들은 어린이들이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에 서있는 모습을 보고도 그냥 질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다른 나라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또 한국인들은 다소 낭비벽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최근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에 비해 지출이 가장 많은 나라중의 하나라는 통계자료를 읽은 적이 있다. 오스트리아와 비교해도 한국인들은 확실히 낭비가 심하다. 오스트리아에선 쇼핑을 하러 갈때 여러번 사용한 쇼핑백을 갖고 간다. 그런데 서울에선 쇼핑을 갈때마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쇼핑백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일은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다. 씻거나 깎아 먹을 채소나 과일을 굳이 따로 포장하고 별도의 쇼핑백에 담아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밖에 나는 한국 고유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관람하고 싶은데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내가 가 본 다른 나라의 경우 아주 작은 도시에도 식당, 스포츠센터등 공공장소에 매주 또는 매월 공연되는 연극·영화·음악회·미술전람회등 각종 공연의 영문프로그램이 붙어 있었다. 물론 내가 한국어 게시판을 읽을 수 있으면 별 문제가 안되는 일이지만 나는 아직 한자가 섞인 한국어 게시판을 읽기에는 힘이 드는 형편이다.

 나는 영자지나 영문잡지가 외국인들을 위해 문화나 레저활동에 관해 더욱 많은 정보를 소개해주기 바라고 있다. 이것은 사업적으로도 수지가 맞는 일일뿐만 아니라 「94 한국방문의 해」를 개최하고 있는 한국의 관광산업진흥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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