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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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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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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중국의 가정에서는 아들이나 딸을 소황제라 곧잘 부른다. 우리말로 치면 「꼬마임금님」 이랄까. 지난 70년대초 한가정 한자녀 시책이 실시된 후 생겨난 호칭이다. 처음엔 북경·상해 등 대도시에서만 유행하다가 86년 유명작가 함일이 「중국소황제」란 작품을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이 시책이 오늘에 이르고는 있지만,중국사회는 이 산아제한으로 남모르는 두가지 고민이 있다. 그 하나는 아직까지도 엄존하고 있는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갖가지 부작용이 그치질 않는다는 것. 딸이 태어나면 자식이 없는 집에 팔아넘기거나 무적으로 키우는 일,심지어는 몰래 버리는 일도 있다. 또 엄청난 벌금을 감수하면서까지 아들낳기를 기다리는 일 등 사회문제가 그치질 않는다. ◆또 다른 하나는 이 시책이 시행된 후 자녀들의 가정교육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부모들의 과보호 때문이었다. 버릇이 없는 것에서부터 극도의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사리분별력이 없어 제멋대로 행동하는 자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중국의 교육계,언론이 계속해서 우려섞인 지적을 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들의 교만·횡포·이기주의 그리고 연약함 등이다. ◆며칠전 경기도의 모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측에 여러 요구조건을 제시했다가 거절당하자 각목으로 유리창을 깨는 등 난동을 부린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들의 요구조건 가운데는 담배를 피우게 해달라,수업시간을 단축해 달라는게 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이들이 소황제와 같은 성장과정을 거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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