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렵·남획심해 추방 대상도/옛숙소는 형무소 개조사용○상점선 설탕만 사가
○…3, 4년전까지만 해도 북한노동자들은 국영상점 진열대에 있는 물건을 휩쓸다시피 사갔다. 지구 행정부가 이때문에 상점수를 줄이고 이들에게 물건을 팔지 못하게 행정지도를 폈지만 노동자들은 러시아인들에게 루블을 쥐어주고 대신 물건을 구입하도록 하는 방법을 써가면서 물건을 샀다.
체그도민으로 가는 야간열차안에서 만난 철도기사(22·우르가르 거주)는 이렇게 말했다. 벌목장이 북한국내의 부족한 물자를 보충하기 위한 「전진기지」이고 거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운반책」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1,2년 전쯤부터 이같은 매점현상이 뚝 그쳤다. 국영상점에서 일하는 리디아씨(42)는 『그전에는 생선 맥주 밀가루등 닥치는대로 사갔지만 최근에는 설탕밖에 사가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점원은 『잠깐 한눈을 팔았다가는 금방 소시지등이 없어지기 때문에 잠시라도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북한노동자들은 92년부터 러시아내 인플레로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기 시작하면서 상품을 사기가 힘들어졌다. 그 결과 북한노동자들은 돈을 벌기위해 인근 민가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정원의 풀뽑기 감자캐기 헛간과 기계수리등 돈되는 일은 무엇이든 맡았다. 인근 주민들은 『북한노동자들이 연료로 쓰는 장작의 운반과 산불의 진화활동에 종사하고 있다』고 고마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갈수록 북한노동자들에 대한 평가가 나빠지고 있다.
『삼림에서 사는 귀중한 모피동물을 밀렵하는가 하면 약초와 어류의 씨를 말릴 정도로 남획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감방은 화장실화
○…지난해 7월 러시아의 프리랜스 카메라맨이 체그도민에서 남쪽으로 약 4백가량 떨어진 에히루칸이라는 마을에서 북한노동자들의 감옥으로 사용되는 「우리」를 촬영했다. 동행한 지방지 「젊은 극동인」의 아지므 나이만기자(33)는 『입구는 머리를 숙이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낮았고 내부도 서있을 수 없는 높이였다』며 『악취로 보아 감방이 그대로 변소가 되어버렸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15명 남아 잔무 정리
○…러시아 극동지방의 비로비잔시에서 북한노동자들이 살았던 숙소를 보았다. 지난해까지는 약1천명을 수용했던 시설에 지금은 15명 정도만 남아 잔무정리를 하고 있을 뿐 황량한 상태였다. 옛날 러시아 형무소로 사용됐던 건물로 들어가면 한글로 쓴 비로비잔역의 열차시간표가 벽에 붙어 있다. 각 방은 한 평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의복과 고무신이 널려있고 북한신문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중국산 술병이 남아있는 것도 눈에 뛰었다.【도쿄=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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