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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폭력과 경찰/김삼우 사회부기자(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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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폭력과 경찰/김삼우 사회부기자(기자의눈)

입력
1994.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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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의 폭력배들이 난입해 서의현총무원장의 퇴진과 종단개혁을 요구하는 「범승가종단개혁추진회(범종추)」스님들을 집단폭행하던 29일 새벽 조계사 주변도로는 온통 경찰로 메워졌었다. 일찌감치 정보를 입수한 경찰이 무려 1천여명의 병력을 몇시간전부터 골목길까지 차단하다시피 한채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런데 정작 눈앞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했을때 경찰은 무슨 심산인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일반인들의 사소한 다툼에도 나서서 뜯어말리고 시비를 가리려들던 평소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TV로 당시 상황을 지켜본 사람이면 누구든지 한눈에 전문폭력배임을 알아볼 수 있었던 그들이 마치 몸을 풀듯 한바탕 조계사경내를 휘젓고는 유유히 빠져나갈때도 경찰은 수수방관이었다. 폭력배들을 붙잡아 누군지,왜 그랬는지조차 묻지 않았다. 나중에 경찰의 변명이란 것은 고작 『범종추측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종교계 일이어서 쉽게 개입하기 어려웠다』는 것이었다.

 이러니 수사도 제대로 할리없음은 불보듯 뻔한것이다.

 편파적이고 소극적이라는 여론의 질타가 있고서야 마지못해 31일 전담수사반이 편성됐다. 그러나 이때까지 TV, 신문에 보도된 이들의 사진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수사에 협조를 않는다』며 경찰을 믿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범종추 탓만 해댔다. 『너무 앞서가는 바람에 수사를 못해 먹겠다』는 「언론탓」도 물론 빠뜨리지 않았다.

 폭력배동원에 관련된 것으로 일찌감치 보도된 총무원측 인사들에 대해서도 수사단계론을 거론하며 방관만하다 잠적한 뒤에야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다.

 조계종의 종권을 놓고 추악한 폭력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는 지금까지 반복됐던 경찰의 이같은 대응관행도 중요한 원인이 됐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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