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화목 다지죠”/“책임감있고 조화로운 삶” 교훈줘 서울 중앙중학교 음악교사 배상환씨(40·서울 성동구 금호3가동 두산아파트) 가족은 모두 악기를 다룬다. 아빠는 클라리넷, 엄마인 김혜영씨(38)는 크로마하프, 아들 성균(14·중1)은 플루트, 동균(12·국5)은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배씨 가족은 프로연주자도 아니며 이를 꿈꾸는 것도 아니다. 그들에게 음악은 가족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도구일 뿐이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서 자녀 양육은 아내의 몫이라 생각하기 쉽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랴 또 제가 좋아하는 음악회 다니랴 글쓰랴 한집에 살고 있어도 아이들과 가깝게 지낼 시간이 거의 없더군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던 3년전 어느날 배씨는 성균과 동균이 학교 합주부에 가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가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고 직업 역시 음악교사인 탓인지 아이들이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상당히 기쁘더군요』 집에서 아이들이 새 곡을 배워 연습하는 소리가 들리면 자연 배씨는 다른방에 있어도 귀를 기울이게 됐다. 배씨는 아들들에게 정확한 소리를 알려주고 싶어 자주 한자리에 모였고 함께 소리를 다듬다보니 재미가 났다. 요즘 저녁식사가 끝나면 으레 배씨 부자는 둘러앉아 악기를 켠다.
『합주하면서 저는 아이들에게 이 화음처럼 책임감있고 조화롭게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클라리넷, 플루트, 바이올린 어느 한 악기의 소리도 지나치게 크거나 작아서는 좋은 화음을 낼 수 없습니다. 각각의 악기는 자기가 맡은 파트를 확실히 해야 하며 남의 악보를 침범해서도 안됩니다』
관객으로만 머물러 있던 엄마 김씨도 1년전부터 크로마하프로 가족합주에 동참케 됐다. 『교회에서 우연히 크로마하프 무료강습을 실시하더군요. 그동안 고작 노래부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는데 얼마나 기쁘던지요. 남편과 아이들보다 연주실력이 뒤지고 싶지 않아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가족의 즐거움을 우리것으로만 즐기지 않고 병원선교등으로 환자들에게도 나눠 주고 싶습니다』 김씨는 힘있게 크로마하프 줄을 퉁겼다.【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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