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강공 배경엔 상한마음도 한요인… 풀어줘야”/일부선 “투쟁통한 위상제고는 착각”… 「교정」주장 『사실 우리의 본의는 그게 아닌데 KT(이기택민주당대표)가 너무 몰라주는 것같다. 지난번 청와대영수회담에서도 대통령과 얘기할 때는 분위기가 좋았었는데 발표하는 과정이 조금 잘못된것뿐이다. KT의 마음을 풀어줄 좋은 묘안이없을까』
최근 사석에서 만났던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의 얘기이다. 여권 핵심부는 UR비준, 북한핵문제, 황병태주중대사의 외교해프닝, 사전선거운동시비등 잇단 악재를 고리로 민주당이 계속 강공으로 나오고 있는데는 이대표의 얼어붙은 감정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대표는 김영삼대통령이 출국할 때나 도착할 때 공항에 나오지 않았음은 물론 일·중방문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청와대 오찬에도 참석지 않고 영화관에 가버렸다. 이대표는 지난 1일의 기자간담회에서 그답지 않게 거친 말을 서슴없이 쏟아놓기도 했다.
때문에 여권인사들이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KT달래기」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영수회담때 잘못 끼워진 단추를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민자당 전당대회까지 연기하는등 가급적 정치적 이슈를 없애 올 한해를 일하는 해로 끌고 가려고 했는데 엉뚱하게도 야당의 정치공세에 휘말리게 됐으니 갑갑하게도 생겼다. 그래서 만나기만 하면 타개책을 논의하지만 별다른 뾰족한 수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KT 달래기」의 목소리가 여권내에서도 반드시 주류만은 아니라는데 있다. 오히려 「KT 바로잡기」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권력핵심부에 더 많다는 관측마저 있다. 일각에서는 여야가 감정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현상황을 걱정하고 있지만 여야간에 여전히 저질성명이 오가는 일도 이와 무관치 않은것 같다.
『지금 민주당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군사독재권력과 맞섰기 때문에 야당은 반대하는 것 자체로 존재의의가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쓸데없는 정치투쟁을 일삼는 것으로 이대표가 자신의 위상을 찾으려 한다면 잘못이다』
여권 내부의 이같은 견해차이로 골치아픈 것은 민자당이다. 국회운영이나 대야문제에 관해 전적인 권한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야당에 줄 카드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표를 공격할 수도 없다. 『그저 시간이 흐르면 응어리졌던 감정도 풀어지지 않겠느냐』는 한 당직자의 푸념섞인 얘기가 민자당의 현주소를 잘 말해주고 있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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