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항거 순교 「저높은 곳을 향하여」 주인공/이달 21일 기일에 대규모 합동추모예배/평양산정현교회 재건 추진도 영화 「저높은 곳을 향하여」의 주인공으로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항거하다 옥중 순교한 소양 주기철목사(1897∼1944)의 순교 50주년을 기리는 기념사업이 범교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창인 목사(예장통합총회장) 정진경 목사 (신촌 성결교회)등 교계인사들은 주목사 기일인 4월 21일 하오7시 서울 충현교회에서 대규모 합동 추모예배를 갖고 기념사업회를 발족한다. 이미 구성된 준비위원회(위원장 이성택)에는 주목사의 막내아들인 주광조 장로(63·영락교회)와 이영덕 장로(통일부총리)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기념사업 작업에들어가 있다.
21일 충현교회에서의 예배에는 림인식목사의 기도, 주선애장로회신학대교수의 성경봉독, 정진경목사의 약사낭독 순으로 진행되며 설교는 김창인목사가 맡는다.
또 22일 하오7시 온누리교회에서는 주목사의 일대기를 엮은 영상자료를 상영하고 성우들과 탤런트들이 그의 목회장면을 재현하는 시간도 갖는다. 기념사업회는 주목사가 목회활동을 했던 평양 산정현교회의 재건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고 장학사업과 관련문서 발굴 작업들을 전개할 계획이다. 기념사업회측은 이미 평양산정현교회 재건성금 1억원을 모았으며 건물 설계도 작성도 진행하고 있다.
주목사는 1897년 경남 창원에서 기독교장로인 주현성의 일곱째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녔다. 그는 16세때인 1913년 오산학교에 입학, 독립운동가 이승훈, 조만식선생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이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1925년 평양신학교 졸업과 함께 목사안수를 받은 뒤 부산 초량교회에서 본격적인 목회활동을 시작했다. 30년대 들어 주목사는 이미 성실한 목회자로서 명성을 얻었으며 31년에는 경남노회에 「신사참배반대결의안」을 제출, 나라 전체에 경종을 울렸다.
주목사는 1936년 그의 마지막 목회지이자 한국 장로교의 중심지였던 평양의 산정현교회에 부임했으며 이곳에서 험난한 투쟁의 길에 들게 된다. 조만식 당시 산정현교회 장로는 『우리는 산정현교회 주목사를 환영하는 것이 아니라 평양교회의 주인목사를 환영하는 것이요, 조선의 주인목사를 환영하는 것입니다』라고 그의 앞날을 예고하는 듯한 환영사를 냈다.
주목사는 장로교가 신사참배에 굴복한 38년부터 44년 순교할 때까지 5차례 투옥돼 5년여 동안 옥고를 치렀다. 그는 『교회가 서로 분파돼 헤게모니 싸움을 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옛날의 정열과 순교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유명한 마지막 설교를 남긴 뒤 구속돼 고문당한 끝에 평양형무소에서 숨졌다.
이성택기념사업회준비위원장은 『세속화와 물량주의로 기울어 가는 한국교회는 지금이야말로 순교자들의 신앙과 삶을 되새겨야 한다』고 주목사를 추모했다.【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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