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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양다리/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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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양다리/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4.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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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핵사찰 문제를 놓고 벌어진 안보리토의 과정을 보면서 중국이 과연 대국이란 생각이 새삼 든다. 국제정치의 축소판인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거대한 수레처럼 움직이는것을 실감했다. 작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했을 때 중국이 발휘했던 영향력과는 비교할 수 없게 커진것같다. 저런 힘과 노력이라면 북한을 움직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은 이번에 미·영·불·러등 서방국가들이 추진하는 안보리결의안을 봉쇄하고 자신들이 내놓은 의장성명을 내용까지도 거의 뜻대로 관철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그리고 정부지도자들의 발언을 통해 『남한이고 북한이고 핵무기를 가지는것을 반대한다』고 소리높여 왔다. 그러나 안보리토의 과정만을 보면 중국은 「북한의 핵사찰지연」을 철저히 감싸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중국은 이번 안보리토의에서 「부드럽고 건설적인」 의장성명을 주장하며 『북한과 미국과의 대화에 진전이 있었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에 사찰협력을 한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나 북한핵시설의 투명성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놓고 본다면 중국의 주장은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있는것이 못된다.

 1년전에는 북한핵시설중 미신고 핵폐기물 처리장의 특별사찰이 문제의 원인이 되었는데, 지금은 신고된 핵시설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반사찰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오히려 퇴보한 셈이다. 그런데 안보리는 작년 수위의 결의안도 채택하지 못했다. 바로 중국이 이런 결의안을 막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안보리상임이사국으로 국제평화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면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난 31일 중국의 진건유엔부대사는 미중 의장성명합의후 한국기자들에 둘러싸여 『북한이 계속 사찰 수락을 거부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질문받고 『계속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너무나 외교적인 답변이었다.

 대화는 일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핵 개발프로그램은 시간과 관련된 문제이다. 중국이 정말 대화에 의한 북한핵해결을 원한다면 안보리토의에서 한단계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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