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정보망인 천리안과 그뒤에 시작한 하이텔의 가입자가 합쳐서 3월중에 42만명을 넘어섰다. 또 PC는 4백만대를 돌파했으며 그중 가정용이 30%,업무용이 70%라는 추산이다. 한국일보 독자들도 상당수 PC통신으로 투고한다. 편지투고도 많지만 팩스와 컴퓨터가 중요 투고수단으로 정착돼가고 있다.
우리사회는 이처럼 고도정보화되고 있다. 지난번 온라인망이 끊겨 법석떨었던 통신구사고도 그 한 상징일 것이다. 변화에 민감한 재벌 총수들은 전자결재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사원들의 건의와 고충을 PC로 듣고 있다. 기업체의 중견사원들은 「컴맹」의 불안에 떨고 있다. 또 여당도 야당도 PC코너를 만들어 놓았다. 청와대비서실은 PC코너「청와대 큰마당」에 접수된 국민의 소리를 책으로 묶어 내놓았다. 조상들이 북을 쳐서 호소한 신문고가 키보드를 때리는 전자신문고시대로 바뀐 것은 분명하다. 감사원 PC코너는 이름도 아예「신문고」다. 세상에는 대량전달뉴스에 수동태로 머물던 대중들이 당당하게 의견을 펼치면서 여론의 다층구조를 형성하는 매스컴시대의 미니컴, 퍼스컴(PERSONAL COMMUNICATION)문화가 꽃피려는 셈이다. 개개인이 표현기관이 돼 논전도 펼친다.
그러나 마냥 밝은 것은 아니다. 서비스 접속에 너무 시간이 걸린다는 불평이 커지고 있다. 법정서 가려지겠지만 전자게시판으로 구속되는 사건도 있었다.
시간대마다 사정은 다르나 01410의 PC통신전화 접속에 성공해도 세부적인 서비스에 접속 되는 것은 「좁은 문」이다. 기다리다 보면 애꿎은 도수료만 올라간다. 물류비용을 높이는 고속도로 진입로나 톨게이트처럼, 3분치료에 3시간 기다린다는 종합병원 문턱처럼, 정보화사회의 진입로가 막히고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 외국은 수십억달러를 들여「정보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있다. 다 소통을 쉽게 하려 함이다. 프랑스 미니텔은 일일이 종합망을 통과할 필요없이 개별 서비스코드로 직진한다. 요금종량제라 가입도 필요없다. 때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시민들은 쉽게 동전이나 전화카드로 공중미니텔을 이용한다.
정보화사회는 좋은 면만 본다면 인간의 짐을 더는 사회다. 오밤중에도 비행기표 기차표를 예약하고, 상품을 주문하며 카드로 계좌이체하고 시간제약없이 자신의 의사를 남에게 전달해 생산력이 확장되는 사회이다. 놀아도 전부가 놀지않는 사회, 24시간 돌아가는 사회가 그 한 단면이다.「더 빨리…」 「더 정확하게…」, 통신망운용자들은 진입의 병목이 국력의 신장도 방해함을 알기 바란다. <여론독자부장>여론독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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