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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학협동 5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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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학협동 5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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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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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한국 박차/첨단연구단지 조성 선도/교수들 업체파견 「현장목소리」 수렴도 선진국의 정보교류및 기술이전 기피등 기술보호주의 장벽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의 고급인력과 기업의 자금및 시설을 접목시켜 독창적인 기술개발을 위한 산학협동 연구소가 서울대를 비롯한 대학캠퍼스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현재 서울대에는 신소재공동연구소 기초전력공학공동연구소 정밀기계설계공동연구소 컴퓨터신기술공동연구소등 10여개의 기업체지원 공동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은 이곳에서 팀을 이뤄 밤잠을 잊고 첨단신기술에 목말라 하는 기업체의 요구에 부응키 위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산학협동을 수행하고 있는 상당수 교수들은 과도한 수업부담과 연구에 대한 인센티브 부족으로 공동연구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연구소를 설립한 기업들도 기술정보유출을 두려워한 나머지 위탁연구에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박사급 연구인력의 80%를 대학이 보유하고 있다지만 산학협동에 관한한 이들은 허수라는게 교수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수1인당 학생비율이 40명을 넘는데다 강의를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뺏기다 보니 실제 연구할 시간과 전문인력이 태부족이라는 고충이 이를 반영한다.

 또 외국처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경우 강의시간을 줄여주거나 빠른 승진을 보장해주고 심지어 월급을 다른 교수보다 많이 지급하는등 적극적인 인센티브가 없는것도 산학협동의 걸림돌로 꼽힌다. 단지 일정기간만 근무하면 능력과는 무관하게 자동적으로 승진되는 비합리적인 제도가 고쳐지지 않는등 대학의 연구인력관리도 체계적이지 못한 실정이다.

 최근들어 대기업은 산학협동의 중요성을 십분 인식,이를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하거나 인력확보에 서두르고 있으나 영세한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형편이다. 개별적으로 대학에 모든것을 의지하지 말고 분야별로 컨소시엄을 구성, 이를 구심점으로 대학과 손을 잡는 방식으로 나아가야만 중소기업도 산학협동에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기계연구소 김태욱연구원은 『산학협동이 활성화되려면 대학이 연구개발의 직접적인 참여 못지않게 산업체 인력의 재교육에도 적극 나서야 할것』이라며 ▲최신기술정보공급을 위한 산업체 인력의 계속교육 ▲학위과정을 통한 정규교육 ▲통신을 이용한 원격강의등을 예로 들었다.

 서울대자연대 이인규학장은 『대학이 연구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업도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상호신뢰를 다져야만 산학협동이 성공할 수 있을것』이라며 『정부도 기업과 대학의 문제로만 방관하지 말고 산학협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와 법령을 마련하는등 보다 과감한 정책을 펴야할것』이라고 말했다.【김성호기자】

◎두뇌·자본 합작/“신기술없인 경제전패배”/올 20개대학 연구지원금 2배로 늘려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에도 기업과 대학을 잇는 산학협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기업의 「돈」이 대학으로 몰려들고 대학의 연구인력이 기업의 연구활동에 참여하는 기회가 확대되면서 기술개발수준도 한단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산학협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협동연구개발촉진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 올해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의 산학협동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럭키금성그룹은 2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광주과학기술원등 4곳에 모두 2백70억원의 거액을 선뜻 내놓았다. 올해 기업체가 산학협동차원에서 각 이공계대학에 지원하는 기금은 서울대등 20개 대학에 모두 7백13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3백22억원에 비해 2배이상 늘었다.

 올들어 대학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활발해진 것은 기업과 연고가 닿는 대학에 내놓던 「선심용」이거나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명분으로 내놓던 「구색 갖추기용」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 기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치열한 기술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의 하나로 산학협동에 전략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성사 강린구부사장은 『기술전쟁의 성패는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과 대학의 긴밀한 협력관계에 달려있다는 인식이 산업계 전반에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2월 자연계캠퍼스내 5만여평의 부지위에 30여개 기업과 연구소가 공동연구를 벌이게 될 「테크너 콤플렉스」 기공식을 가졌다. 총 공사비 5백48억원인 이 테크너 콤플렉스에는 포철과 삼성전자등 10여개 업체가 출연기금을 내놓았다. 연세대도 5월에 교내 9천여평 규모의 부지에 연세공학연구센터를 기공할 계획이다. 기초과학 공학 의학분야등에서 산학협동연구가 수행될 이 연구단지에도 삼성전자 풀무원식품등 국내 기업들이 모두 2백50억원을 출연했다. 서울대 한양대 포항공대등도 산학협동연구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의 산학협동은 선진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서울대등 전국대학에 설치된 30개의 우수연구센터가 92년 한해 수행한 9백72건의 연구과제중 산학공동연구과제는 고작 2·1%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산학협동의 현주소를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다.

 산학협동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중에는 우리나라 대학연구소의 열악한 수준과 이에 따른 기업의 불신, 기업과 대학과의 목표의식 차이등 기업과 대학의 상호이해부족이 근본적인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대 이기준교수(화공학과)는 『금년초 공대교수 80명이 직접 기름때를 묻혀가며 현장체험을 했던 「산업현장 근무프로그램」처럼 기업과 대학간에 실질적인 대화통로를 마련해 기업과 대학의 벽을 허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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