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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이 방자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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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이 방자하다(사설)

입력
199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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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중한 공직을 맡고있는 대통령의 일부측근들이 불법과 돌발적행동으로 말썽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나라밖으로는 황병태주중대사가 북핵에 관해 중대한 실언으로 국위를 실추시키는가 하면 나라안으로는 몇몇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하여 불법적인 사전선거운동을 하여 벌써부터 선거풍토를 흐리게 한 것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실태와 탈법행동으로 나라의 위신이 크게 흔들리고 국민들에게 입힌 해악과 부작용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누구하나 국민에 대한 사과나 인책을 하지않고 있다.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지 당사자들은 깊이 자성해야할 것이다.

 선거를 통한 평화적인 정권교체로 집권한 최고통치권자가 당료나 동지등 측근들을 요직에 기용하는 것은 민주정치의 관례로서 나무랄 수는 없다. 문제는 어느정도 적재를 적소에 기용했고 또 피임자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국가와 국민을위해 봉사하느냐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몇 측근들의 일련의 행태는 그들의 자질과 공직수행자세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중앙선관위가 최기선 인천직할시장에게 사전선거운동과 관련, 경고조치한것은 정치개혁법 발효후 여기저기서 고개를 들고 있는 공직자들의 사전운동에 쐐기를 박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매우 크다. 지방의 단체장이 관내 극빈자들에게 구호품을 돌리고 선행자들을 표창하며 기념품을 수여하는 행위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시장처럼 잇단 시정설명회를 열어 참석자들에게 우산을 돌리거나, 선관위가 계속 조사중이지만 박태권충남지사같이 여성단체회원들의 외유경비를 지원하고 대규모 등산모임을 주최한것등은 분명 통상적인 직무를 벗어난 의도적인 행위로서 한심한 작태가 아닐수 없는 것이다.

 단체장은 지역행정의 수장으로서 지방행정을 단 한푼의 낭비도 없이 알뜰하게 생산적으로 관리, 운영하고 누구보다도 법규를 모범적으로 준수할 책임이있다. 그럼에도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서 주민의 혈세인 지방재정으로 갖가지 선심을 베푸는 것은 공직을 선거운동에 악용하는 위법및 배임행위임이 분명하다.

 국민으로서는 사전운동을 한 최시장과 박지사, 그리고 최근들어 거의 매주 지역주민들의 서울경마장관광을 주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경의한국마사회회장등이 김영삼대통령의 가까운 인사들이라는 데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이 정치개혁법을 앞장서 위배했다는데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

 정치개혁법이란 무엇인가. 공직선거및 선거불정방지법과 새정당법·새정치자금법은 김대통령이 지적한대로 공정한 선거와 깨끗한 정치를 정착시키는데 발판이 되는 혁명적인 정치관계법으로서 공직자재산공개, 금융실명제와 함께 문민정부가 단행한 기념비적인 개혁조치가 아닌가.

 대통령의 측근들이 먼지를 일으켜 대통령의 개혁의지와 위신을 욕되게 하는 것은 용납될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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