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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타고 도심밖 공연/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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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타고 도심밖 공연/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뮤지컬

입력
199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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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섬에 무슨일 났나?」 5일부터 상계동 미도파서/섬마을동제통해 삶의 의미 재조명 뮤지컬이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캐츠」「요셉 그리고 어메이징 테크니칼라 드림코트」등 외국 대형뮤지컬이 관심을 모으고, 동학1백주년 기념뮤지컬도 3편이나 된다. 극단들은 뮤지컬이 가장 성공적인 볼거리라고 여기고 있는 듯하다.

 뮤지컬 중 4월5일부터 5월5일까지 서울 노원구 상계동 미도파 메트로홀에서 공연되는 「저 섬에 무슨 일 났나?」(극단 민예극장, 엄인희 작)는 대도시의 한 모퉁이에서 올려지는 본격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 뮤지컬의 전통과 현대의 만남은 동제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연출가의 의도에서, 또 국악과 서양음악을 접목한 음악에서 두드러진다.

 이야기는 서해안의 섬마을이 무대이다. 주민들은 해마다 열리는 동제를 지내기 위해 모여든다. 주민들은 마을에 내려오던 식인풍습을 자신의 몸을 희생함으로써 고쳤다는 선구자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재조명한다. 동제를 끝낸 주민들이 각기 맡았던 역할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맡았던 역과 자신의 삶을 대비시키면서 근원적인 인생의 문제를 되묻는다는 내용이다.

 92년 백상예술대상 연극연출상을 받았고, 「불 좀 꺼 주세요」「피고지고 피고지고」등의 작품을 통해 탄탄한 실력을 보여줬던 강영걸씨는 우리 전통의 놀이문화가 가졌던 유희와 학습의 기능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살아가는것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집(강상규분), 뒷집(최승일분), 우물(김인숙분)등 각 무대장치를 의인화시켜 배역을 준것도 인상적이다.

 「이성계의 부동산」등에서 음악을 맡았던 정대경씨는 「저 섬에 무슨 일 났나?」에서 국악기와 서양악기를 적절히 배합한 창작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가야금, 피리, 대금등 전통악기가 역동적인 뮤지컬에 서정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베이스 기타, 드럼, 신디사이저등 서양악기들은 자칫 나른해지기 쉬운 음악에 액센트를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음악은 공연 때마다 악단이 연주하기 때문에 생생한 음감이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미도파 메트로홀 기획자는 『지역주민들이 좋은 연극을 시내까지 나가지 않고서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돼 기쁘다. 앞으로 계속 연극의 기획과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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