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제지·제당 분리이후 본격화/한진·한일·삼부토건도 분배작업 착수 재벌들의 계열사 분할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그룹이 전주제지와 제일제당을 그룹에서 떼내면서 시작된 재벌의 핵분열은 최근들어 한진그룹등 대형그룹과 한일 삼부토건등 중형그룹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는 추세다.여러 척의 배가 선단을 이루며 한 방향으로 나아가다 한두척씩 분리해 서로 각자의 길을 가는듯한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는 주요그룹의 계열사분리작업은 재산을 놓고 벌어질 형제간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물론 선단식 족벌경영체제를 탈피하도록 하고있는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고 문어발식경영이라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복합적인 이유도 바탕에 깔고 있다. 이같은 재벌의 세포분열, 핵분열작업은 또 몸불리기로만 일관해 온 국내 재계사의 큰 흐름을 바꾸어 놓고 있다는 평이다.
미원그룹은 최근 림창욱회장과 림회장의 동생인 성욱씨가 그룹의 22개 계열사를 나누어 본격적인 분할경영에 들어갔다. 림회장이 그룹의 주력사인 (주)미원과 미원건설 대한투자금융등 14개계열사를 경영하고 미원식품의 전무를 맡고있는 성욱씨는 미원식품과 화영 미원중기 미원수산 중림화학 내쇼날합성 미원드디트리쉬 미성교역등 8개사를 세원이라는 이름의 그룹으로 묶어 별도로 경영하게 된것이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동양화재해상보험의 증자에서 조중훈회장의 4남인 정호씨에게 지분을 몰아줌으로써 한진투자증권전무인 정호씨에게 그룹의 금융부문을 맡길 준비작업을 마쳤다. 한진그룹의 계열사로 자본금 1백65억원이었던 동양화재해상보험은 최근 30억원을 증자해 자본금을 1백95억원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외국기업인 로열인슈어런스사의 신주인수권증서를 조전무가 인수토록 한것이다.
한진그룹은 조회장의 장남인 량호대한항공사장에게 모기업인 대한항공을, 2남인 남호한일개발사장에게 건설부문, 3남인 수호한진해운사장에게는 해운부문, 4남에게는 한진투자증권과 동양화재해상보험 한불종금등 금융분야를 경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2세 경영구도를 잡고 이를 추진중이다.
지난해 일부 동생들로부터 재산권 관련소송을 제기당한 한일그룹 김중원회장은 최근 그룹계열사를 분리해 독자경영체제를 갖추도록 하는 작업을 지시한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김회장은 한일합섬 국제상사등 11개계열사를 맡고 둘째 중건씨와 셋째 중광 다섯째 중명씨등 3형제가 공동으로 경남모직 부국증권 한효건설 한효개발등을 경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해 10월 조정구그룹창업자가 세상을 떠난 삼부토건도 2세 3형제간 재산분배작업이 진행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장남인 조남욱그룹회장과 차남인 남원삼부토건사장, 3남 남립보문관광사장간에 진행되고 있는 삼부토건의 계열사 분리작업은 우선 3남인 조보문관광사장에게 그동안 맡아온 경주콩코드호텔을 그룹에서 분리해 독자적으로 경영토록 할 예정이다. 삼부토건은 조회장과 삼부토건 조사장과의 경영권 분할작업도 추진중이다.
제일제당과 전주제지 신세계백화점등 삼성에서 독립한 기업들이 분리이후 활발한 신사업을 추진중이어서 이들 계열에서 분리됐거나 분리될 기업들의 향후 행보도 관심거리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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