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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점 못찾는 미­일 무역마찰/미,「일 새 개방안」 불만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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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점 못찾는 미­일 무역마찰/미,「일 새 개방안」 불만 여전

입력
1994.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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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내용 많아도 실효성 의심/구체적 수치목표­일 정부보증 강력 요구 일본정부가 고심끝에 마련한 시장개방대책에 대해 미국측이 「기대이하의 내용」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미일양국의 무역마찰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못찾고 있다.

 지난달 미일포괄경제협상이 결렬된 후 슈퍼301조 부활이란 초강경수단을 동원한 미국의 공세에 맞서 일본은 자발적인 흑자삭감책과 시장개방안을 마련, 미국이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도록 한다는 계산이었다.

 우선 3월말까지 시장개방대책의 기본방향을 정하고 6월말까지 그 세부적인 구체안을 확정한후 7월 나폴리 선진7개국(G7)정상회담에서 미일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다는 계획이었다.

 일본정부가 29일 발표한 대외경제개혁요강은 이같은 일본정부의 미일무역마찰해소 시나리오의 첫단추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미국측은 실망한 얼굴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미키캔터 미무역대표는 이날 일본정부의 대외경제개혁요강이 『2월 미일정상회담에서 제기한 클린턴대통령의 관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미일포괄경제협상이 재개되려면 일본측의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데 요강은 그런 대책이 없어 협상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처럼 일본측이 나름대로 성의를 보인 시장개방안에 실망하는 이유는 말은 그럴듯하나 구체성과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측이 경상흑자의 대국민총생산(GNP)비율을 94년도에 2.8%로 낮추기로 하고 올해 소득세감세조치를 내년이후 계속 실시 검토, 공공투자규모의 확대수정등을 밝힌 점등이 지금까지의 개방안보다 크게 진전된 것이나, 공공투자확대의 구체적 금액이 명시되지 않았고 감세조치도 연립여당내의 협의를 거쳐 6월중 결론을 낸다고 한 점 등을 볼때 과연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일본측은 또 요강에서 미일포괄경제협상의 우선3분야인 자동차 및 그 부품, 정부조달, 보험 중 최대쟁점인 자동차부문과 관련해서 정부가 완성차와 자동차부품의 수입실적률을 매년2회 평가,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미국측은 이에 대해 수치목표와 일본정부의 보증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대외경제개혁요강은 이와 함께 일본시장개방을 위한 각종 규제완화, 경쟁정책의 적극추진, 수입·투자촉진, 정부조달개선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측은 규제완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측의 불만 때문에 지난달 결렬된 미일포괄협상의 재개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

 그러나 미국측은 이번 요강에 대해 비난의 수위를 가급적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핵문제로 미일공조체제가 매우 절실한 시기인데다 이번 요강의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는 6월말까지는 일본측의 노력을 계속 지켜볼 심산인것 같다.

 이에 따라 31일로 예정된 미무역대표부(USTR)의 「외국무역장벽연차보고」의 내용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부활된 슈퍼301조에 따른 대일제재대상후보가 이 보고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국측은 이 보고에서 일본의 41개분야에 대한 시장장벽을 지정한후 일본측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내달초에 열릴 양국의 포괄협상실무자간의 비공식회의에서 6월말에 보다 구체적인 개방안을 발표하겠다며 미국을 설득하는 등 협상재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6월말의 시장개방책확정을 앞두고 세제개혁, 공공투자확대를 둘러싸고 적지않은 내부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도쿄=안순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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