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 감탄에 “한마디뿐” 폭소/북경대연설 주요대목 큰박수/취임축하 참외씨보낸 어린이접견 선물도김영삼대통령 내외는 29일 저녁 숙소인 조어대에서 이붕총리내외를 접견하고 이총리주최 만찬에 참석.
김대통령 내외는 접견실로 통하는 팔각청 중앙홀에서 이총리내외와 반갑게 악수를 나누면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했고 이총리 내외도 한국말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 김대통령은 이총리 내외의 한국말 인사가 예상밖이라는듯 『한국말을 아주 잘 한다』고 감탄했으나 기념촬영이 끝난뒤 이총리가 『한마디 밖에 못한다』고 답변해 폭소.
이어 접견실에서 이뤄진 환담에서 이총리는 『어제 저녁 강택민주석께서 정상회담과 만찬을 마친뒤 나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것이 잘됐다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고 김대통령도 정상회담에 만족감을 표시. 이총리는 『우리는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중시하고 평화가 유지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강조.
이총리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가 중요하며 중국은 한반도 안정이 경제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 이에 김대통령은 『우리 입장도 마찬가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당사자간의 대화』라며 『그러나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우선시하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설명.
김대통령내외와 이총리내외는 이어 인근 양원제로 자리를 옮겨 중국식으로 만찬을 하며 현안에 대한 의견조율을 계속.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낮에는 숙소인 조어대 방알원에서 수행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이번 방일·방중은 의미가 큰것으로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로 일·중방문을 결산.
김대통령은 대통령취임후 ▲한반도 평화 ▲경제회생 ▲정의로운 사회건설등을 중시했으며 지난해 11월의 미국방문도 안보측면을 고려한것이라고 설명. 그는 일본방문의 경제적 성과와 관련, 『과거에는 정치논리가 앞선 구걸하는 외교였으나 이번에는 경제논리로 당당하게 경쟁에서 이기는 외교를 폈으며 무역역조문제도 그런 차원에서 다뤘다』고 평가.
김대통령은 『강택민중국국가주석과의 단독회담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북한핵문제에 대해 얘기했다』며 『우리측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고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가 상당히 좋아졌고 영향력도 커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언급.
김대통령은 이어 『강주석과는 북한 핵 문제에 관해 상당히 깊고 충분한 얘기를 나누었지만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말로 모종의 교감이 이뤄졌음을 암시하고 강주석이 북한핵문제로 한중 경제협력이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더라고 부연.
김대통령은 또 북한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강조하고 『어느 경우에도 북한을 고립시키지 않겠으며 흡수통일도 있을 수 없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절대로 그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새삼 강조.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북경대학교를 방문, 「한중협력으로 상생의 새 시대를」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하고 캠퍼스를 시찰.
영접나온 오수청총장의 안내로 학생들의 뜨거운 박수속에 연설장인 시청각교육실에 입장한 김대통령은 먼저 『이번 방문을 통해 약동하는 중국의 발전상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동서냉전의 와중에서 개방과 개혁의 용단을 내린 중국지도층의 지혜와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자신의 방중인상을 표현.
김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핵개발문제가 평화적으로, 그리고 원만하게 해결돼 세계평화에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 김대통령은 특히 「한집안에 일이 있으면 이웃이 함께 걱정해준다(일가유사, 중린분유」라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면서 『나는 중국의 능동적인 역할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고 중국의 대북한설득에 대한 기대를 표시.
김대통령은 『한중양국은 손을 맞잡고 「상생의 시대」를 열어 서로 돕고 서로 보완해서 모두가 함께 잘사는 시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두 나라의 공존공영을 강조.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연설장을 가득메운 학생들은 두 나라의 동반자관계 구축을 호소하는 대목등에 대해 박수로 호응.
김대통령은 바쁜 일정속에서도 이날 숙소인 조어대에서 지난해 2월 자신에게 대통령취임축하 편지와 함께 축하의 뜻으로 김대통령의 나이인 66개의 참외 씨앗을 보냈던 중국 하남성 무안채의 한 국민학교에 다니는 주소화군(14)을 접견.
김대통령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대견스러워하자 주군은『신문을 통해 대통령께서 민주화 투쟁을 하시던 훌륭한 분이라는것을 알고 편지를 쓰게 됐다』고 대답.
김대통령은 이어 『보내준 참외씨는 내가 다녔던 국민학교에서 심어 크게 자랐다』면서 모교인 거제도 장목국민학교 어린이들이 키운 참외를 자신에게 전달하는 사진이 담긴 화보집 「신한국을 향하여」와 시계 2개,학용품 세트등을 주군에게 선물.【북경=최규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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