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작 「대머리 여가수」 「코뿔소」등 28일 81세로 별세한 루마니아 출신의 극작가 외젠느 이오네스코는 파리에서 사뮈엘 베케트와 더불어 현대부조리극을 개척하고 이끈 예술가이다.
50∼60년대 프랑스 전위연극을 이끈 그는 「대머리 여가수」「코뿔소」「의자」등 대표작을 완성하면서 20세기의 극작가로 이름을 굳혔다. 그는 인간의 고독과 허무, 그리고 언어의 공허를 구성의 파괴, 의미없는 대화등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다.
그리스시대부터 내려오던 전통서양연극의 형식을 거의 대부분 파괴한 그의 연극은 현재 활발하게 논의·창작되고 있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징후를 일찍이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전프랑스 문화부장관 자크 랑은 『그는 20세기 연극을 완전히 바꾼 극장의 혁명가』라고 평했다.
한때 난해한 작품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관객에게 외면되기도 했으나, 29일의 AP통신은 『50년 5월 이후 파리에서는 그의 연극이 매일 공연돼 왔으며 그가 타계한 28일 공연된 「대머리 여가수」는 1만1천9백44회째 공연이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70년대 이후에는 활동이 뜸해지면서 신문칼럼등을 통해 사회적인 목소리를 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는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이오네스코 연극의 루마니아공연을 금지하기도 했다.
루마니아 슬라티나에서 프랑스인 어머니와 루마니아인 법률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부쿠레슈티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루마니아인이었지만 불어를 먼저 배웠고, 실제로 루마니아에 산 기간은 11년밖에 안된다. 36년 루마니아인 로디카 부릴리아노와 결혼한 뒤 파리에 가서 출판사직원등으로 일하다가 「대머리 여가수」를 발표하면서 유명해졌다.
소설가 이인성씨(서울대 불문과 교수)는 『이오네스코는 사물의 증식, 물질의 증식이 인간을 압살시킨다는것을 연극으로 표현했다. 물질로부터 소외되는 인간, 그 속에서 의사소통의 단절을 비판했다』고 평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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