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매춘·간음 등 폭넓게 다뤄 인간의 쾌락과 고통의 근원인 성(SEX) 문제는 지구상의 어느 국가보다 개방적이라고 하는 미국에서조차 공식적인 토론의 주제로 보편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법원 판사이자 시카고대 법대 교수로 있는 리처드 포스너가 성폭력 강간 매춘 간음등 제반 성문제를 다룬 이 책은 성은 우리가 최선의 지적인 노력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 주는데 일단 성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문제의 중요한 발생요인을 여성의 직업과 경제적 독립성, 도시화, 수입, 남녀 성비율의 측면에서 고찰하면서 소득의 부가 성도덕에 미치는 영향, 도시가 전통적으로 성범죄의 중심이 되는 이유, 매춘여성의 성적 서비스가 변해 온 배경과 역사를 경제적인 분석의 틀에서 논의, 관심을 끌게 한다. 또 성행위에 대한 사회적 규제의 개혁방향을 제시한다.
섹스 상대를 찾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계량화한 「물색비용」은 그가 시도한 성의 경제적 분석의 한 사례다. 그는 물색비용은 자위행위가 0이지만 이 행위가 사회적으로 거부될 경우 은폐와 때로는 죄의식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물색의 경제적 이론은 혼전 동거자들의 결혼이 그렇지 않은 결혼보다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는것이다.
도시화와 수입이 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도 예리하다. 『익명성이란 면에서 도시의 사생활은 농촌보다 더욱 보장받게 되며 예상되는 처벌비용을 감소시킨다는 이유 때문에 도시가 성범죄의 온상이 된다』 『불륜의 관계는 매춘부를 사거나 배우자로부터 성적 봉사를 받는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기 때문에 상류사회의 남자들은 간음이나 축첩 또는 일부다처제를 일부일처제나 매춘보다 선호할 수 있다』 (리처드 포스너 지음·팽원순 옮김, 동아출판사간)【이기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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