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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마리조 벨기에인·한국외국어대 불어과교수(내가 본 한국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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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마리조 벨기에인·한국외국어대 불어과교수(내가 본 한국 한국인)

입력
1994.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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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생각하는 운전」 습관화했으면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나는 아침마다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가슴이 떨린다. 길이 막혀 늦지나 않을까하고….

 제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 최근에는 평소보다 5분일찍 집에서 나선다. 때문에 아직까지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운전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로 생각보다 피곤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서울은 다른 외국 도시보다 도로는 좁은데 차량은 훨씬 많다. 시에서는 교통문제를 해결하려고 도로를 건설하고 차선을 넓히는등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급성장하는 도시에서 차량증가에 따른 교통정체는 부딪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서울 거주자들은 누구나 이 상황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교통지옥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다.

 먼저 교통정체 사실을 아는만큼 집에서 1분이라도 더 일찍 나서면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된다. 또 사방앞뒤에서 홍수처럼 밀려드는 차량들을 의식하면서 운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요즘 운전하면서 카폰으로 전화하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운전자가 통화하려면 자신도 모르게 그만큼 속도를 늦추는데 그럴때마다 뒤차들은 거북이걸음을 하게 된다.

 얼마전에는 앞차의 운전자가 면도하고 머리를 빗으면서 운전하는 것을 봤다.자꾸 거울을 보다보니 신호때마다 얄미울 정도로 늑장 출발하는 것이었다.

 자가용을 사무실이나 목욕탕인양 착각하는 운전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얼마나 큰 불편을 끼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요즘은 많은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잘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일부운전자들은 아직도 「교통마비를 일으키더라도 나만 먼저 가면된다」는 생각으로 난폭하게 운전한다.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보고도 중앙선을 넘어 그대로 달리는 운전자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한국은 자신만 생각하며 무책임하게 운전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관대한 것 같다.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운전면허를 회수해 버리는 프랑스와는 판이하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양보운전을 습관화해야 한다. 벨기에서는 모든 운전자가 평화로움을 느낀다. 「나부터 양보」하는 마음으로 운전을 하기 때문이다. 좌회전 우회전이나 차선변경을 할 때 다른 운전자들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지 꼭 신호를 해준다.

 차는 운전자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 마음이 조급해지면 난폭해지고 마음이 편안하면 부드러워진다. 언제나 남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운전을 하면 교통지옥같은 꽉 막힌 차선들이 조금은 시원스레 뚫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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